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의 수석 졸업생이 졸업 후 진로로 법조계의 길을 선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올해 연세대 의대 졸업생 132명 가운데 수석을 차지한 최지헌(26) 씨.
최 씨는 3월 의대 인턴과정이 아닌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입학해 `법학도'로서의 새 삶을
시작한다.
그가 법학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예과 2학년이었던 지난 2004년께. 세브란스 국제진료소의
인요한(존 린튼) 교수를 만나면서였다.
그는 "인 교수로부터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의료 지원사업을 한 이야기를 듣고 의학적 질병을 치료하는 의사에서 나아가 사회 병리를 진단하고 고치는 의사가 되고 싶었다"고 17일 말했다.
`인권을 생각하는 의사가 돼야 겠다'고 결심한 최 씨는 2006년부터 학과 교수의 배려로 방학을 이용,
한 법무법인의 도움을 받아 재판 참관, 법률 사무 등의 실무를 익혔다.
학과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틈틈이 로스쿨 시험을 준비한 결과, 최 씨는 `수석 졸업'과 `로스쿨
합격'이라는 영예를 동시를 얻었다.
최 씨는 "로스쿨에서 법학을 공부한다고 해서 의사의 길을 포기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의료 인권사각 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법률로써 돕는 `또다른 의사'의 길을 걷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의료소송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의료전문 변호사가 아닌 의과학과 관련한 인권문제를 깊이 있게
파고들어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찾는 변호사가 되고픈 게 그의 바람이다.
그는 의과학 관련 인권문제는 의료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으면 깊이 있는 접근이 어렵고, 문제를 일으킨
주체가 대개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사실상 인권의 사각지대라고 말한다.
최 씨는 "특히 1990년대 이후 다국적기업이 식약품의 생산, 판매 및 검증과정에까지 깊이 개입하면서
이 분야에서 많은 법적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법을 공부해 합리적 해결방안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의료계의 `인권변호사'를 위한 새 삶을 준비하는 최 씨. 그는 "`법률가들은 인권구제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는 말이 있듯,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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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길을 가기 보다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새로운 의인으로
이 사회에 빛과 같은 존재가 되길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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