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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에게.............

youngsports 2008. 10. 2. 11:00

어느 날

 

                    기형도

 

 

 

그대도 알 거야 
노을이나 눈[雪] 욕설 
바람 부는 것 
엘리어트 詩集(시집) 한 권 값 
예리한 나이프로 잘려나간 
몇 장 기억 같은 것 
물론 그대도 알 거야 
거리 곳곳에 포스터처럼 발려 있는 
鮮明(선명)한 면도 자국 같은 
알 거야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廣漠(황막)한 時代(시대)의  
얼음의 原理(원리). 나이테 측정법 같은 
1時(시), 2時(시), 3時(시) 30分(분)까지도 
그대 역시 알 거야 
알겠지, 빠짐없어...... 
 
가만,...... ?
그런데?
 
          
 

 

 

 

  •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기형도 전집 중)

 

    

       - 오늘 새벽 대중 문화 예술 시대의 아이콘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최진실이 자살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내 청춘의 절반인 20년 이상 늘 내 눈 앞에 익숙하게 옆에 있었고 늘 나와 같이 나이들어가고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

      

        

        우선 너무 가슴이 아프고 애처롭고 가슴 한편에는 분노가 소리없이 번지고 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개인적 갈등과 고뇌를 견디지 못하고 그렇게 가버렸을까?

 

        그렇게도 사랑하는 두 아이와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무책임하게 가버렸을까?

 

 

        여성으로서의 굴곡과 대중 문화의 꿀과 독을 고루 경험한 시대의 한 상징으로서

 

        자랑스럽게 살아가면서 아이들과 사회에 빛과 같은 존재가 될거라 많은 이들이 기대했는데...

 

 

        아마도 지금의 시대와 환경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정서적 공동체가 아니라

 

        서로를 헐뜯고 파괴하며 이기적인 욕망의 야수들의 전쟁터가 되어 버리고 있는데

 

        그 희생자의 하나가 아닌가 문득 생각이 든다...

 

        나도 우리도 모두 그러한 제단에 올려진 희생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아이를 키우는 내 입장에서 나중에 아이들이 감당해야 할 그 수많은 상처와 혼란을

 

        부모의 입장에서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사랑을 다 주지 못하고 가버린 것에  가슴이 저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간으로서 살아있는 우리의 삶이 그 무엇보다 가치있고

 

      존재가치를 깨달아 가는 과정임을 알아야 했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