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춤을 추어라'
헤겔의 법철학 서설에 나오는 말로 헤겔이 원래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기가 로도스 섬이다. 여기에서
춤을 추어라'라는 이야기를 인용한 것인데, 그 우화 내용은 ' 어떤 거짓말쟁이가 떠들어 대기를 로도스 섬에
있을때 굉장히 머리 뛸 수 있었다고 자랑했다. 로도스에 가면 증인도 있다고 과시했다.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사람들이 이렇게 말했다. " 그 말이 진실이라면 증인은 필요없지. 여기가 바로 로도스라고 생각하고
뛰어보라고 했다는 우화이다.
12.19일 대선은 소위 민주화 운동 세력과 시민 개혁세력의 정치권력이, 이명박으로 대표되는 산업화, 친미 보수세력으로
공식적으로 이동하였음을 의미하며 더 이상 국가 지도자에 대한 도덕성이나 개혁성이 리더의 필수조건중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물질적 부와 성공이 최우선 선택사항이 되었음을 나타내 주었다.
즉, 국민들은 희망을 걸었던 민주화세력의 부정부패와 무능력에 대하여 작은 도둑, 큰 도둑의 차이가 없음을 알고
가슴속에 품었던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환상을 냉혹하게 포기하고 보다 현실적이고 이기적인 존재로 돌아가 버렸다.
이제 한국 사회 리더의 조건에서 도덕성이나 개혁성보다는 사회적 경제적 성공과 물질적 부로 대변되는 결과만이
살아남게 되었다.
더 나아가 4.9 총선은 철저한 지역주의와 연고주의를 기반하여 개인의 자기 이익 우선의 법칙이 명확하게 진리로
둔갑해 버렸다.
또한 보다 과거지향적이고 감성적인 선택으로 인한 전국이 새로운 삼국시대와 지역이기주의 시대로 접어드는 계기가 되었다.
수도권 선거는 뉴타운 선거로 대변되는 "내 아파트 집값 우선, 내 아이 교육 우선, 내 지역 지가 상승 등' 무조건적인
이익 집단의 대중심리가 날카롭게 대두된 현장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한국사회에 새로운 괴물 '소돔'의 출현이다
총선 평가회의 평가처럼 '욕망의 도시'에서 펼쳐진 로또, 부동산 투기 입장권 판매 잔치가 이번 국회의원 선거였다.
특히 이번 총선은 정치적으로 박근혜를 위한, 박근혜에 의한 국회의원 선거로 변질되어 버렸다.
가장 날카롭게 박근혜에게 비수를 꼽았던 이재오는 비호남(반민주당), 반이재오, 친박근혜(친영남) 세력의 연합에 의해서
비참하게 쓰러져 버렸다.
그리고 박정희 시대를 살았던 과거지향적인 세력과 자기 이익에 충실한 20대 젊은 세대의 선택은
새로운 우상과 지도자를 갈구하는 대중에게 대리만족을 주는 박근혜의 무서운 바닥정서와 선거 파워를 확인한 자리였다.
내가 보는 이번 선거의 최대 패배자는 민주당이다.
선거 결과는 철저한 호남 정당이며 충청권은 행복도시를 지키기 위한 지역주의의 발산이며
제주도 또한 특별자치도를 지속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호남인구가 대부분이니 역시 범호남이다).
더불어 강원도나 영남 지역은 개인 인물에 의한 소지역 선거의 결과이지 민주당과는 별개의 산물이다.
민주당처럼 이미 시민과 개혁 세력에서 멀어지고 이질적인 정치꾼들이 모여서 선거에서 당선을 최고의 목표로
활동하는 정당은 이미 자신의 정당으로서의 가치와 존재 의미를 상실했다고 본다.
사회와 경제를 보는 철학도 정책도 정당 시스템도 다른 이들이 모인 그들의 시장터는 이미 공동묘지나 다름없다.
죽은 시민의 사회이다.
민주화 운동 세력으로 대표되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가장 큰 실패는 기득권 세력화 되면서 발생한
부정부패, 인사문제, 무능력이다.
이것은 자칭 개혁과 바른 정치를 지향하는 모든 시민에게서 희망과 미래를 빼앗아 버린 무서운 역사적 반역이 되어 버렸다.
자기 변명과 회피로 일관하는 이러한 정치세력에 대한 혐오는 무서운 감정적 낙인으로 자리잡아
아무리 이성적인 논리와 설명을 하더라도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심리적 질병인 울화의 대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들의 행동은 마치 현재의 친일 우익 인사들이 교묘하게 제시하는 식민지 근대화론과 아주 유사하고
그들이 내놓은 역사 교과서와 비슷하다(일제로 인하여 한국의 산업화가 가능했고 서구의 식민지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
경제살리기?
한국은 세계최고의 부자이자 행복지수 1위인 덴마크(개인소득: 한국 2만불, 덴마크 4만불)보다 2-3배는 많이
소비 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다.
즉, 인간과 삶에 대한 가치관이죽어가는 사회이다.
민주당은 무엇보다도 먼저 자기 반성과 자기 혁신이 필요하다.
그러나 난 어느 누구로부터도 처절한 반성과 자기 희생을 발견할 수 없는 것이 현재의 민주당이다.
차라리 이번 총선을 계기로 보다 분명하게 정계개편이 이루어져 보수정당(자유선진, 한나라, 무소속, 민주당 보수파),
중도개혁정당(소수 민주당, 창조한국당, 시민사회 세력), 진보정당(민노당 등) 으로의 명확한 정치 스펙트럼이 형성되는 것이 필요하다.
중도개혁정당은 정책과 민주적 시스템이 분명한 교섭단체 정도의 인원만 있다면 분명하게 나중에 시민으로부터의 지지와
열정을 끌어 낼 수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난 천정배의 당권도전이나 민주당 지도부로의 진입에 대하여 반대한다.
누가뭐라해도 천정배는 김대중과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민주화 정권의 적자 중 하나이다.
하지만 대중들에게 각인된 그의 모습은 제2의 이인제나 유시민에 가깝다.
매스미디어에 노출되고 인식된 허구화된 이미지의 결과는 대중에게 요구되는 희생양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가 가야 할 길은 있어야 할 현장은 국회나 민주당사나 정치일선이 분명하게 아니다.
그의 책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춤을추어라'에 나오는 일본 평론가 다카시의 인권에 관한 말에서
천정배가 갈 길을 찾을 수 있다.
" 존재의 근본을 만드는 것은 책이 아니라 여행이다" 즉 인권의 이해를 완성하는 것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의 현장이다'라는 것이다.
이것은 진정한 정치의 본질과 삶의 현장도 사람과 그들이 살고 있는 공간에 있다는 진리이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표출되는 인간 관계의 이해와 조정, 공공선과 공동체 행복의 핵심이
정치라면 정치는 사람을 만나는 여행에서 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천정배는 고은의 만인보(사람과 삶의 현장을 만나는 고은 시의 여행기)를 시작해야 한다.
즉, 최소한 1000일에 이르는 여행을 통해서 한국사회와 한국인의 본질과 삶의 현장을 가슴으로 이해하고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대운하도 한미 FTA도 경제와 민생정치도 모두 그 길에 있다.
논리와 설득이 아닌 함께 춤추고 웃으며 더불어 울어가면서 가슴으로 안아가야한다.
그런 이후에야 천정배는 비로소 진정한 지도자와 새로운 리더로 다시 태어 날수 있다.
즉, 그는 진정한 정치적 환골탈태가 필요하다.
더 나아가 천정배는 21세기 국제정치와 외교에서 한국의 위치와 현실에 대한
냉철하고 명확한 판단력을 배양해야 한다.
힘이 지배하는 국제 사회의 흐름과 4강에 둘러쌓인 한반도의 숙명적 한계를
벗어나 미래와 평화 통일을 위한 명확한 로드맵을 작성하기 위한 실력을
길러야 한다.
내일의 지도자는 지역과 한반도를 넘어서는 세계적 지도자여야 한국사회에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춤을 추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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