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는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를 호령하며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호주·태국·필리핀·스페인 등을 순회하면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싸이 스스로도 이런 신드롬은
두 번 다시 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이례적이고 센세이셔널한 반응이었다.
이에 비해 꾸준히 오랜 시간 해외진출을 준비했던 원더걸스는 해외진출에 있어서
눈에 띠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게 마무리됐다. 심희철 교수는 이에
해외에서 어필되고 못하는 이유를 '문화할인율'에서 찾아서 분석했다.
문화할인율은 문화권 간 대중문화의 교류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
문화할인율이 낮다는 것은 한 나라의 문화상품이 다른 나라에 수용되기 쉽다는
의미이다.
"싸이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었어요. 인간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재미와 유희,
그리고 성적인 본능을 '강남스타일'의 노래나 뮤직비디오 등을 통해서 어필했죠.
이것은 각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초월한 본질입니다. 이 부분으로 접근을 해서
해외에서도 익숙하면서도 재미있게 어필을 했어요.
익숙하기만 하면 재미가 없을 수 있는데, 싸이는 아시아적인 것들을 인정하고
들어갔어요. 자신의 열등감이 있는 부분도 커버하지 않고 들어간 것이죠.
이 부분이 아시아적인 개성으로 드러나 신선함을 함께 줬습니다. 해외에 어필하기
위해서는 보편적으로 익숙한 코드에 더불어 아시아적인 부분도 함께 어필해야
합니다."
심 교수는 "그에 비해 원더걸스는 아시아적인 것으로 돌직구를 던지기 보다는
보편성을 강조하며 미국 현지의 문화로 커버하려고 했던 것이 싸이에 비해
성공적으로 크게 한류를 어필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으로의 한류, 꾸준히 성장세 이어갈 수 있을까 심희철 교수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류와 문화산업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물론
부분적인 실패도 있고 그에 따른 반향도 생기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꾸준히 성공적
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감성 마케팅, 감성소비 상품이 꾸준히 소비자들
에게 어필하고 있다"라며 "그런 상황 가운데 꾸준히 한류도 소비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서구 문화와 아시아 문화를 서로 교류시키는 최적의 위치에 있
다. 이에 앞으로도 한류의 꾸준한 성장세를 이 지리적 이점이 도울 것이라고도
전했다.
"위치적으로 서구 문화를 아시아에 퍼트릴 수 있고, 아시아 문화를 서구에 퍼트릴
수 있습니다. 일본은 오래 전부터 서구 문화라서 아시아적 가치를 거의 담고 있지
않아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아시아적인 가치를 서구적인 모더니티(근대성)와
꾸준히 연결시키는 교량적인 문화의 역할을 가지고 있어서 더욱 매력적으로
한류를 이끌 수 있습니다." |
▲ 심희철 동아방송대학 엔터테인먼트 경영학과 학과장이 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며 K-POP과 한류열풍, 싸이 신드롬 등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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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내의 아티스트들이 앞으로 한류를 개량화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경영과 아티스트적인 두 가지 요소를
결합하는 게 '엔터테인먼트 경영'인데 사실 엔터테인먼트는 인간의 자율성에 기반
하는 것이고 경영은 하드웨어적인 것이라서 엔터테인먼트의 감성적이고
계측불가능하고 정형화되기 힘든 것과 경영이 양립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아티스트적인 부분 외에 이성적이고 비즈니스적인 부분의 하드웨어도
잡아야 합니다. 양현석·박진영 등 모두 아티스트 출신이에요. 그러면서도
경영자이자 도제식 시스템의 스승이 되기도 하죠. 아티스트적인 것을
비즈니스적으로 보편화하지 하면 특수성에 함몰돼 수명이 짧을 수 있어요.
좀 더 우리의 아티스트적인 부분, '신명'나는 것들을 꾸준히 체계화하고
보편화하는 작업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