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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의 성공 비결, 리더십의 핵심은 ‘휴머니즘'

youngsports 2012. 9. 6. 17:06

<스포탈코리아 기사 인용>

홍명보, ''청소부 아주머니께 인사드려라''

 

사진=이연수 기자
사진=이연수 기자

 

[스포탈코리아=여의도] 한준 기자=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획득의 대장정을 위해 3년 간 쉴틈 없이 달렸던 홍명보 감독과 김태영 수석코치, 박건하, 김봉수, 이케다 세이고 코치가 한 달여의 휴식을 마친 뒤 축구 팬들을 만나 훈훈한 뒷풀이 시간을 가졌다. 4일 밤 서울 여의도 CGV에서 열린 올림픽 축구팀 다큐멘터리 <공간과 압박> 다큐 토크 콘서트(사회 이광용, 한준희)에서 축구팬들과 함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홍명보 감독을 옆에서 지켜보고 보좌해온 코치진은 홍명보호의
성공 비결, 리더십의 핵심으로 ‘휴머니즘’을 꼽았다.

 

홍명보 감독 역시 팀 운영 철칙으로 ‘인간성’을 중시하며 ‘팀 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다’는

말을 기반으로 가장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한 자신의 축구 철학을 밝혔다.

▲ 선수 선발의 기반은 인성


홍명보 감독은 2009년 현 올림픽 팀의 기반이 된 20세 이하 청소년 팀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선수들에게 “식당에서 밥을 준비해주시는 아주머니들과 숙소의 방을 정리해주시는 아주머니들께 꼭 인사를 하라고 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대표 선수들이 식당과 숙소에서 아주머니들을 보고도 인사를 하지 않고 지나치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지휘하면서 먼저 인성적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세 이하 선수들은 세상에 알을 깨고 나온 선수들이다. 초중고
대학을 거쳐 이제야 정말 축구다운 축구를 할 수 있는 나이다. 20살이면 지금까지 경험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해야 한다. 기능적으로는 훈련을 통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지만 이 시점에 가르쳐야 하는 것은 인성이라고 생각한다. 그 나이대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랬을 것이라고 이해는 하지만 내가 감독이 된 이상 맞지 않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식사를 하고 나면 여러분의 식사를 긴 시간 준비하신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숙소에서
안락하고 편하게 해주시는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라고 했다. 항상 주위에서 우리를 도와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존경심을 표하라고 했다. 그런 부분이 달성되어 있지 않으면 단호하게 했다.

선발에 불이익을 줄 것이라는 메시지를 줬고, 결과적으로 선수들이 모두 잘 인식하게 됐고 합숙소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들이 됐다”는 말로 3년 간 자신의 원칙이 지켜지며 팀의 인성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 감독과 코치, 선수는 평등하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에게 겸손을 강요한 것처럼 스스로도 자신을 낮췄다. 김태영 코치는 “선수들을 다그쳐선 안된다. 선수들 앞에서 나를 낮추는 것이 결국 모두를 높이는 것”이라며 현역 시절의 넘치는 카리스마를 버리고 친구 같은 모습으로 선수들을 대했다.

홍명보 감독 역시 코치진 및 선수단과의 대화에서 독단적 결정이 아니라 활발한 토론을 통해
의사결정을 내렸다. 공격수 출신 박건하 코치, 수비수 출신 김태영 코치, 골키퍼 출신 김봉수 코치, 체력전문가인 일본인 이케다 코치 등이 모든 부문에 전문성을 갖고 함께 고민했다.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팀 운영이 선수단을 더욱 강하게 뭉치게 했다.

예선전에 출전하지 않았던 ‘
유럽파’ 박주영, 구자철, 기성용, 지동원 등의 발탁 문제에 있어서도 분명한 원칙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굉장히 많은 시간을 고민했다. 예선에 뛰지 않은 선수들, 예선에 크게 공헌한 선수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내부적인 토론을 많이 했다. 결론은 기본적으로 이 팀에 대한 마음과 애정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확인되면 정말 축구를 잘하는 선수를 데려가자고 정했다. 선수 선발전에 유럽파 선수들을 미리 다 접촉해서 마음이 어떤지 들어봤다. 예선전에 함께하지 않은 선수들도 꼭 나가고자 하는 아주 강한 의지와 확신을 확인했다. 그 뒤로는 경기력만 보고 결정했다.



▲ 모든 것을 쏟게 만드는 홍명보의 휴머니즘

김태영 수석코치는 “서로의 신뢰를 만들어가는 것”을 홍 감독에게 배웠다고 말했고, 박건하 코치는 “서로 마음이 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을 이었다. 김봉수 코치는 “항상 남을 배려하는 마음”,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는 “마음과 인간성, 하나가 되는 것을 배웠다”며 홍명보 감독과 함께 하며 많은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특히 박건하 코치는 홍명보 감독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감독이라며 개인적인 일화를 소개했다. 박 코치는 대회 전 부친상을 당했다. 심적으로 힘든 시기였다. 홍명보 감독은 말 없이 이틀이나 묵묵히 빈소를 지켰다. “3일 동안 장을 지났는데 감독님이 첫날 오셔서 마지막까지 계셨고, 다음 날에도 또 오셨다. 장례식이 끝나고 인간적으로 많은 것을 느꼈다. 앞으로 어떻게 지도자를 해야하는지에 대해 많이 배웠다.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 우리 팀이 다른 팀과 달랐던 점이다.

 

” 홍명보 감독은 다른 무엇보다 인간과 관계, 팀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이끌어가는 것에

집중했다. 축구는 그 다음의 문제였다.

▲ 반복된 수비 훈련과 창조적 플레이 유도


축구적으로도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은 인상적이었다. <공간과 압박>을 연출한 이태웅 PD는 “계속해서 반복된 수비 조직 훈련”이 촬영 내내 대단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올림픽 팀은 홍정호를 비롯해 대회 직전까지 주요 수비수가 계속해서 부상으로 쓰러져 이탈했지만 수비력을 최고의 강점으로 인정 받았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가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수비를 구축해 놓은 것이다.

한국 선수들에게 부족했던 창조성도 불어넣었다.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는 다큐멘터리에서 “한국 선수들의 부족한 점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상대팀 전력 분석시에 선수들이 그룹을 이뤄 스스로 상대의 강점과 약점, 공략법을 고민하도록 했다. 선수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능동적으로 플레이하도록 유도했다. 선수들의 창조성과 독창성을 살리기 위한 지도법이다.

 

그는 “실수 OK, 패스 미스 OK, 축구는 어차피 실수, 전술적으로만 실수 하지 않으면 다시 반응할 수 있다”며 선수들이 위축되지 않고 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있는 것이다. 선수들이 경기에서 잘할 수 있게 지원하는게 우리 역할이다. 많은 것을 준비하지만 경기가 시작되고 나면 선수 교체 외에 특별히 할일이 없다. 선수들을 위해 밖에 있는 병풍 역할을 해야 한다. 감독을 처음 시작하면서 변하지 않은 것은 선수들이 얼마나
자신감을 갖고 뛸 수 있게 만들어 주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자신의 지도 철학을 말했다.

훌륭한 선수, 위대한 주장에 이어 최고의
명장으로 축구 경력을 이어가고 있는 홍명보. 직접 들어본 그의 성공 비결은 앞으로도 그의 도전과 행보가 더 큰 성과로 이어지리라는 기대감을 들게 한다. 전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명실상부한 한국 축구의 ‘국보 1호’는 홍명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