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설

나무처럼, 법정 스님을 추모하면서

youngsports 2010. 3. 11. 20:17

나무처럼
                             
                                      
법정 스님

새싹을 틔우고
잎을 펼치고
열매를 맺고
그러다가 때가오면 훨훨 벗어 버리고
빈 몸으로 겨울 하늘 아래
당당하게 서 있는 나무.

새들이 날아와 팔이나 품에 안겨도
그저 무심할 수 있고,
폭풍우가 휘몰아쳐 가지 하나쯤 꺾여도
끄떡없는 요지부동.
곁에서 꽃을 피우는 꽃나무가 있어
나비와 벌들이 찾아가는 것을 볼지라도
시샘할 줄 모르는 의연하고 담담한 나무.

한여름이면 발치에 서늘한 그늘을 드리워
지나가는 나그네들을 쉬어 가게 하면서도
아무런 댓가도 바라지 않는
덕을 지닌 나무...

나무처럼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 저것 복잡한 분별없이
단순하고 담백하고 무심히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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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스님 유언

 

 

절대로 다비식 같은 것을 하지 말라.

이 몸뚱아리 하나를 처리하기 위해 소중한 나무들을 베지 말라.

내가 죽으면 강원도 오두막 앞에 내가 늘 좌선하던 커다란 넙적바위가 있으니

남아 있는 땔감 가져다가 그 위에 얹어 놓고 화장해 달라.

 

수의는 절대 만들지 말고, 내가 입던 옷을 입혀서 태워 달라.

그리고 타고 남은 재는 봄마다 나에게 아름다운 꽃공양을 바치던 오두막 뜰의 철쭉나무 아래 뿌려달라.

그것이 내가 꽃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어떤 거창한 의식도 하지 말고, 세상에 떠들썩하게 알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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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어떤 삶을 지향하고 실천하고 있는가?

 

우리 사회는 지금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희망하고 있는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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