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정치·경제·사회

이성이란 감성의 바다 위에 떠있는 초라한 돛단배이다

youngsports 2007. 11. 14. 12:25
<< D-60, 국민을 감동시키는 대선으로>>/문화 일보 10월 20일자에서 인용
 
 
 
12월19일 제17대 대통령 선거일까지 꼭 60일 남았다. 그러나 역대 어느 대통령 선거보다도 
이번 대통령 선거는 혼란스러운 양상이다. 강력한 야당 대통령 후보에 맞설 범여권 후보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지금쯤 대통령 후보들의 국가적 비전과 정책 그리고 각종 현안에 대한 
치열한 토론과 검증이 이뤄져도 시간이 촉박할 터인데 각 당 모두 정치공학적 계산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른바 범여권 후보들은 아직도 1997년 DJP연합이나 2002년의 후보 단일화 신화를 꿈꾸고 있는 듯한 모습이며,
야당 역시 네거티브 선거전략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런 와중에 
정책적 차이가 분명한 소수 정당 대통령 후보의 목소리는 국민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이지만, 정치인은 선거에서 떨어지면 사람도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선거에서는 승리가 중요하고, 특히 한국의 대선은 승자가 모든 권력을 독식하기 때문에 
사생결단 방식의 선거운동을 전개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이기고도 패자(敗者)가 될 수 있거나 
지고도 승자(勝者)가 될 수 있는 것이 정치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지금 17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실상 17대 국회를 결산하는 마지막 활동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 모든 상임위의 국정감사장에서 의원들은 상대당 대선 후보의 흠을 잡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래 가지고는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낼 수 없다. 
이는 우리 국민의 정치의식 수준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치다.

비록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박근혜 후보가 경선 승복이라는 유종의 미를 발휘했지만,
그에 앞서 박 후보가 경선 중·후반에 이명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선거전략을 택하지 않고 자기의 
장점과 정책으로만 승부했더라면 경선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는 세간의 평을 대선 후보나 
대선 주자들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네거티브 선거전략은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자기 스스로에게 되돌아오게 돼 있다. 어떠한 인간도 도덕적·윤리적으로 완전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세기가 거시정치(macro-politics)나 고차원의 정치(high-politics)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미시정치(micro-politics) 또는 저차원의 정치(low-politics) 시대다. 
분단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민족에겐 국가 안보도, 평화도, 통일도 중요한 정치적 화두지만, 
그것만으로는 국민을 정치의 장으로 끌어들일 수 없다. 

서구 선진사회의 주요 선거 쟁점이 이미 미시정치의 영역으로 옮겨간 지 오래다. 
선거는 하루에 끝나지만 삶은 계속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국민이 바라는 것도 미시정치의 주요 쟁점인 여성, 환경, 교육, 인권, 교통, 안전, 납세정의,
사회적 약자(어린이, 노인, 장애인, 비정규직 근로자, 외국인 노동자, 동성애자 등) 문제를 둘러싼 구체적인
정책 제시와 정책 대결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선은 미시정치의 쟁점이 결정지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정치 지도자는 국민 여론을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부화뇌동해서는 더욱 안 된다. 
정치지도자는 시대의 흐름과 국민적 요구를 조화시킬 줄 아는 통찰력과 능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적어도 경제 수준이 세계 10대의 반열에 접어든 나라에서 이제 정치인은 선동가여서는 안 된다. 
소신 있는 정치인이라면 국민을 설득시킬 수 있는 말의 힘을 가질 수 있어야 하며, 그가 가지는 
말의 힘이란 바로 미래를 명쾌하게 제시해주는 비전과 사상의 깊이에서 나와야 한다. 
정치인의 인격 그 자체에서 나오는 말로 국민을 설득하고 감동시킬 수 있는 그런 대선 후보들을 
기대해본다.

[[송병록/경희대 행정대학원 교수·정치학]]


---------------------------------------------------------------------------------------------------------------------------------
 현재 문국현 캠프는 지금 너무 많은 정책과 공약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현실정치를 무리하게 이성적으로 재단하고 분석해서 국민들을 설득하고 명쾌하게 설명하려고 한다.

 이론적으로는 정답이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문국현 후보의 장점과 그의 삶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을까?
 소수의 부지런한 네티즌과 지지자들에게 나타나는 자발적 참여와 정보 획득 과정을 
 기대하는 것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 국면에서는 아주 순진하고 무딘 전략이다. 

 아무리 좋은 말이나 정책이라도 집요하게 강조하면 남은 것은 없다.
 그저 문국현이라는 후보가 깨끗하고 우리 강산 푸르게 익숙한 방송 광고에 나오는
 회사의 사장이었다더라가 아마도 전부 일 것이다.
 
 실제로  
 이명박, 이회창에 대한 국민 대다수의 판단은 아주 평범하고 지나치게 고착화된 이미지와 
 감정에 의한 지지이다.
 '샐러리맨의 신화, 현대 건설 사장, 청계천, 불도저 방식의 추진력.
' 대쪽, 완고한 반공 자유주의, 박근혜를 대신 할 보수 정치인, 북한문제에 대한 공격적 입장'

 어느 곳에 구체적인 정책과 국민을 설득할 정치적 공간이 남아있는가?
 
 DJ가 깜짝 놀랄 정도로 정확하게 정치 국면을 파악하던 전략가 한 분이 나에게 말했다.


 " 문국현 후보의 스토리를 얼마든지 감동의 드라마로 만들어서 반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 텐데, 현재의 홍보전략이나 대선 판도를 전혀 통찰하지 못하고 있는 걸 
 보니 캠프나 문후보 자체도 문제가 많다"라고 말이다.

 무엇인가를 너무 많이 설명하려고 하면 국민은 피로감을 느끼고 어려워 한다.
 간단, 명쾌하고 한 두 문장으로 선거 전략이 나와야 한다.
 나머지는 감동의 CF나 드라마로 가슴에 박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스스로 알아보고 관심을 갖고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돌이커 생각해 보면 
 지난 김대중의 대통령 선거 운동에서 국민의 뇌리에 가장 남은 것은 'DJDOC와 춤을'이란 공식선거 광고였고
 노무현의 선거운동에서 백미는 '노무현의 눈물 CF였다"
 천마디 말이나 억만개의 정책보다 더 효과적이고 확실한 공약이자 정책이었다.

우리가 신처럼 믿고 있는 '합리적 이성이란 감성의 바다 위에 떠 있는 초라한 돛단배이다'

 정말로 이번 대통령 선거에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려면
 국민을 한 방에 보낼 수 있는 감동의 드라마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