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정치·경제·사회

IBM 한국 보고서

youngsports 2007. 8. 20. 12:28


한국은 첨예한 갈등과 우려 속에서 한- FTA을 체결함으로써

바야흐로 전면적인 시장개방을 목전에 두고 있다.

 

- FTA는 경쟁촉진을 위한 외부적 지렛대(External Leverage)의 역할과

국내 기업규제 개선, 동아시아 경제소통의 네트워크 구축 등

매우 유용한 성장가치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개방, 소통, 통합>이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세계 경제의 변화 속에서

한국 경제도 시장을 넓히고 경쟁력을 강화하여 국력과 국격(國格)을 높여야

한다.


그러나 최근 한국 경제의 현실은 활력이 떨어지고 역동성이 많이 약화된

모습이다.

 

환란 이후 개혁을 통해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으나,

이후 다시 개혁의 고삐를 조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원인은 두 가지로 집약된다.

 

우선 외환위기의 충격이 한국 경제의 주체인 기업을 보수화하고

위험을 회피하려는 성향으로 만든 점을 꼽을 수 있다.

 

그 결과 한국기업은 새로운 것을 모색하려는 진취적인 기상이 부족해졌다.

 

반면 중국이나 인도의 기업은 활발하게 해외진출을 도모하고 있으며,

신 산업으로의 진출도 활발하다.


한국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또 다른 요인은

정부의 규제와 불안정한 노사관계이다.

 

정부의 규제정책은

1980년대 폐쇄적인 경제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독과점 규제와 교육 분야 등의 문제가 심각하며,

대기업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 시각이나 정부 정책에도 문제가 있다.

 

노동운동 또한 정치화되어

때로는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환경은 급속히 변해가고 있는데

우리의 의식은 20세기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한국은 20년 가까이 GDP가 크게 늘지 못하고

경제성장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기로에 선 지금,

이 책에서는 "한국이 지금처럼 선진국을 추종하는 모방자 전략을

버리지 않으면  원천기술로 무장한 미국과 일본을 뛰어넘지 못하고,

노동력과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한 BRICs 국가들에게 추월당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한국 경제가 정체의 터널을 빠져 나오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체된 한국 경제의 원인은 혁신활동의 실패


이 책에서 IBM은 한국 경제가 지난 20년 동안 성장 동력을 잃고

정체된 근본적인 원인이 "혁신의 실패"고 단정하였다.

 

현재 한국의 GDP 순위는

90년대 중반 이후 20년 동안 11위권에서 계속 머물러 있고,

 

1인당 GDP 또한 30위권에서 10년 이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데,

이의 가장 큰 원인이 혁신의 실패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혁신을 경제성장, 경쟁력, 그리고 높은 삶의 질과 같은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로 보고 있다.

 

만일 한국이 시장이 개방된 FTA시대에도 최근과 같이

경제성장세가 정체된다면 큰 경제적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성공적인 혁신은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기업에게는 새로운 시장과 성장을, 고객에게는 새로운 가치를 가져다 준다.

 

따라서 혁신은 개별기업만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높은 수준의 혁신 활동에도 불구하고

혁신의 성과는 낮다고 설명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이 원인을 혁신 활동의 내용과 과정,

그리고 메커니즘의 측면에서 찾고 있다.

 

게다가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본 노동생산성이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며,

혁신 사령탑이 없다는 점 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혁신활동의 실패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


이 책에서는 혁신의 실패원인으로 한국기업들이 아직도 과거의 혁신전략

, 재빠른 모방자(fast follower) 전략에 머무르고 있는 점을 꼽았다.

 

한국 경제가 세계 경쟁에서 특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포지셔닝 트랩에 놓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창조보다는 모방을 선호하고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혁신에 관한 한국 경제의 다른 문제점은

무형자산의 창출과 활용을 통해서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한국 경제의 문제점은 국가 R&D 시스템의 낮은 효율성,

 

국제표준 획득을 위한 노력 부족, 지적 자산 보호기능 미흡,

그리고 혁신인력의 부족 등 네 가지로 설명이 된다.

 

여기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국가 R&D 시스템도 추가할 수

있다.

현재 공공부문은 기초연구 수행이 부족하여 연구 성과가 낮고,

상대적으로 양호한 연구 성과를 보이고 있는 민간 부문의 경우에도

R&D 활동이 소수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산학연 협력과 같은 국가 R&D 주체 간

협업(collaboration)이 원활하지 않아서 R&D의 효율성도 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국제 표준 활동이 부족하고 국내 표준의 관리체계가 이원화되면서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국내 초우량 기업들이

특허분쟁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피해도 심각해지고 있다.


현재 한국에는 혁신인력도 부족하다.

대졸자가 크게 증가하고는 있지만 정작 필요한 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기술경영 인력도 부족하고

혁신에 필요한 고급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사회적인 보상이 낮아 이공계를 기피하고,

고급인력들이 한국을 떠나는 것 또한 문제이다.

 

규제가 많고 혁신에 대한 투자가 적으며 전문 인력이 부족한 서비스 산업도

"지식기반 산업"으로 탈바꿈하기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형 혁신클러스터의 결여와 고리가 끊어진 벤처의 성장 메커니즘,

그리고 혁신지원 기능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는 정부,

 

정부의 잘못된 규제 등도

한국 경제의 혁신을 가로막는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활로를 되찾을 수 있는 7가지 방안


이 책은 전술한 바와 같이 한국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분석과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이 책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받은 부분은 결론 부문,

즉 한국 경제에 제시하는 7가지 제언 부문이었다.

즉 이 책은 문제점의 나열과 분석에 그치지 않고

저자들의 번뜩이는 대안을 곁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했다.


이 책에서 IBM이 한국 경제에 준 제언은  아래와 같이 크게 7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①국가의 경쟁력은 초대형 기업이 좌우하기 때문에

글로벌 초대형 기업을 키우라는 주장이다.

 

2000년부터 2006년까지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에 속한

초대형기업의 국가별 추이를 살펴보면 한국은 2000 12개였던

글로벌 기업수가 2006년에도 여전히 12개에 머물러 있다.

 

경제규모가 큰 나라일수록 예외 없이 초대형기업의 수가 많기 때문에

초대형기업의 육성은 경제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므로 한국의 경제 규모가 한 단계 더 확대되기 위해서는

현재 수준보다 더 많은 수의 초대형기업이 육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②새로운 혁신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찾으려면

끊임없이 역발상을 하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쓰레기 매립장에 묻혀 있는 알루미늄이

지구 전체에 매장돼 있는 양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하였다고 인용하면서

 쓰레기 속에서 보물을 찾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한국 경제에 포지셔닝 트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창의력과 모험심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혁신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탐색할 때 단일 기업의 시각이나

단일 국가의 이해만을 전제로 한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이해 당사자들의 다양한 시각과 관점을 인정하고

더욱 근본적인 시각에서 공통의 이익과 균형이라는 측면을 고려해야만 한다.

③ 혁신을 추구하는 데에는 위험감수와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혁신에 대한 보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먼저 기업이나 개인이 혁신을 위해 불확실한 도전을 하고자 할 때,

 정부 차원에서 위험성을 덜어줌으로써

혁신에 대한 도전을 장려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음으로 혁신에 대한 도전이 성공적이었을 경우,

이에 대한 경제적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보장하여

 경제적인 동기부여를 할 수 이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위험요인을 덜어주는 동시에 보상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

④기업들은 끊임없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특허소송에 대비해야 한다.

 

한국은 치열한 기술전쟁을 벌여야 하는 환경에 속해 있다.

속도의 경제에서는 누가 핵심적인 기술과

 시장을 선점했는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기술에서 뒤쳐진다면 생존조차 장담할 수 없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또한, 기술의 개발과 권리확보가 ""이라면

권리의 보호는 "방패"라고 간주한다.

그러므로 원천기술의 확보와 더불어

국제 표준의 정비 또한 서둘러야 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관련 법규나 사례를 구체적으로 홍보하고,

국제 특허 동향과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국내에 알릴 수 있는

종합적인 DB 구축과 함께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인력 풀을 확보하여 기업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⑤이 책에서는 인재가 곧 미래 경쟁력이므로

인재양성에 전력을 기울이라고 강조한다.


세계가 점차 지식기반 경제로 전환됨에 따라

우수인재는 경쟁 우위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대학교육이 보편화되면서

고학력 인력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으나,

지식기반 경제에 필요한 혁신인력은

그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분석하였다.

그러므로 대학교육 체계를 바꾸고, 인재에 대한 보상 및 유인을 강화하여

우수인재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우수인재의 국가적 활용성 제고를 위한

인력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⑥공공정책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 또한 바뀌어야 한다.

 

산업발전 전략, 기술 로드맵 작성 등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는 기업 부문의 적극적인 주도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민간이 수립한 발전 전략 등에 부합하는

재정적, 제도적 지원을 수행하고민간 주도로 수립된 발전전략 등이

특정 기업의 이익이 아닌 경제계 전체에 파급될 수 있도록 조율해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⑦한국의 혁신체계를 재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IBM은 미국과 유럽 등의 사례 등을 들어 각개 약진형 전략을 버리고,

국가적 차원에서 혁신 체계를 점검할 것을 정부에 조언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단숨에 읽어내려 가면서 과거부터 지금까지 한국 경제는

 "재빠른 모방자"의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제 발전이

수월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뇌리를 스쳤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제 한국 경제와 기업도 혁신에 바탕을 둔

선도자(first-mover)가 되어 창조성을 기반으로 한민족 특유의

저력을 발휘할 시기가 왔다는 생각을 하였다.

 

모순과 갈등을 넘어 한국 경제와 한국 기업들이

 이 책에 제시한 적절하고 적합한 혁신을 통해

발전의 길을 선택했으면 하고 마음속으로 기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국 경제의 재도약과 외국과의 차별화된

성장세 회복을 기대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민중 연구원(삼성경제연구소) 서평을 네이버에서 발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