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과학·건강

D-war와 심형래

youngsports 2007. 8. 10. 14:22

심형래 감독의 D-War에 대한 평론계와 네티즌들의

격력한 대치가 새로운 한국 영화 흥행의 변곡점을 그리면서

아주 이상한 사회적 현상이 되어 버렸다.

아마도 인터넷 세대의 군중심리와 집단적 의존 심리가 동시에

작용한 것 같다.

 

하지만 뭐, 별로 나쁘지 않다고 본다.

다만 차분하게 되새김 해 볼 필요가 있는 점이 몇가지 있다.

 

난 이번 여름에 화려한 휴가와 D-War 두 영화만 보았다.

회사 일로 시간이 별로 없는 것도 있고 할리웃의 반지의 제왕과 같은

화려한 그래픽이나 다이하드  류의 액션도 이젠 좀 질려서

예전 처럼 극장을 자주 찾는 편은 아니다.

 

솔직하게 두 영화 모두다 내가 약간의 의무감(?)을

가지고 따뜻한 마음으로 영화관에 갔다.

 

한국 영화의 위기라는 사회적 여론과

40대인 내가 좀 보태야 할 어느 정도의 사회 봉사와

부족한 문화 활동에 대한 욕구도 작용했다.

 

화려한 휴가는 내가 80년 광주에 간접적인 연관이 있고

바로 옆집 형이 그 당시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대표였고

해방된 몇 일을 함께 한 도시 중 하나인 목포가 내 고향이기

때문이다.

 

그저 중학교 1학년인 내게는 휴교령과 큰 사고가 났고 형들이랑 어른들이

총기를 들고 버스를 몰고 다니면서 "계엄령 해제와 전두환은 물러가라,

김대중을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친 것이 가장 인상에 남고

우리집이 바로 목포 고속터미널(현재의 목포문화방송 자리) 옆 천연 수퍼였는데

아버지가 문을 열고 빵이랑 우유를 잔뜩 데모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워 줄 때 같이 있었던 경험이 있다.

 

사실 난 87년 대학에 와서야 광주 비디오와 황석영이 기록한 "죽음을 넘어 시대를 넘어"란

책을 통해서 광주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87년 6월 항쟁 당시 명동성당에서 거리를 마구 헤매게 다니게 되었는지 모른다.

 

좌우지간 현대사의 비극이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이번 영화는 부채의식이 있는 내가 조심스럽게 우려하면서

" 혹 너무 적나라하게 진실을 보이면 어른 청소년들이나 타 지역 사람들이

무서워하거나 너무 힘들어 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많이 있었다'

 

냉혹한 빨치산의 투쟁이나 체 게바라 류의 투쟁만이 비추면

안되는데 하는 걱정만 영화를 보기 전에 많이 했었다.

 

우리는 아직도 분단의 아픔과 현실이 모든 이의 심리와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기형적인 민족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다행히도 영화는 광주에 모인 사람들의 지극히 일상적인 생활과 현실을

적절한 유머와 감동으로 승화 시켜서 참, 가슴이 벅차고 행복했다.

 

광주에 사는 누나는 초등학교 6학년인 중학교 3학년인 아이들을 데리고

영화관에 갔는데 아이들이 감동과 재미를 모두 느껴서 참 좋았다고 했다.

 

아마도 영화 '괴물'이 주는 인간적인 연민과 분노 가족간의 사랑의 소중함

느끼게 하는 영화라고 나는 판단한다.

 

8월 5일 저녁 난 초등학생 조카와 중학생 조카를 데리고 D-War를 관람했다.

 

난, 개인적으로 심형래 감독을 좋아한다.

웃음에 인색한 한국 사람들과 코미디에 대한

고정관념을 '저질'이라는 용어로 정착시킨 사회적 문화를

난 싫어 한다.

 

만일 우리 코미디언과 개그맨들이 외국에서

특히 미국에서 태어났다면 정말 쉽게 인기를 얻고

스타가 되기 어렵지 않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

몇마디 조크나 슬립스틱(몸으로 넘어지는)코미디에

자지러지는 외국인들은 너무도 웃음을 선사하기 쉽기 때문이다.

 

난 다른 것을 떠나서 도전하고 모험을 하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존경한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프론티어 정신은

편견이 만연한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쉬운 길보다는 어려운 길,

자신이 좋아하고 가고자 하는 길을 가는 이들이 난 너무도 자랑스럽다.

 

영화로 돌아가서

영화를 보고 나서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인 조카들이

말했다.

"게임처럼 재밌기는 하는데

영화의 수준은 "초등학교 3학년 내지 4학년이

부모님과 같이 와서 보는 괴수영화인 것 같다"고 했다

 

나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파워레인저나 괴수 용가리 정도의

스토리와 훌륭한 그래픽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재미를 강조하는 괴수 영화로서는 별 문제가 없다고 본다.

 

다만 컴퓨터 그래픽을 제외하고는 한국영화가 지향해야 할

희노애락이 있는 스토리가 부족하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

 

재미를 위해서라도 어른들이 보려고 하면

왜 그럴까 ?

아 그렇구나! 하는 이해가 되도록 했으면 좋았겠구나 하는 판단이다.

 

그리고 컴퓨터 그래픽도 배경이나 상황 설정이 좀 더 세밀하게 되었더라도

정말 휼륭한 영상이 나왔을거라는 판단이다.

 

훤한 대낮에 괴물 군단이 나타나고(어둠과 비 등 괴물 군단이

나타날때 좀 더 극적인 배경을 넣었어야 했고)

이무기를 처음 소개할 때도 신비롭고 장엄한 무엇인가가 없었고

사람들을 좇아 다니는 이무기는 너무 밝은 곳에서 너무도 무섭지 않게(?)

그냥 불쑥 나타나서 너무도 아쉬웠다.

 

(하다못해 전설의 고향에도 무엇인가가 나타날 때는 극적인 배경이 있다)

 

그리고 미국 시가전에서도 너무 이무기 군단이 대낮에 배회 하는 것이

아쉬웠다.

폭풍우와 번개, 낙뢰가 치고 어둠 속에서 피를 갈구하면서 나타나는

이무기 군단의 영상이라면 아마도 장관 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이무기 군단과 제단이 있는 곳에서

아무런 전투 장면이 없이 그저 이무기 군단이 사라져 버리고

이무기와 선한 이무기의 싸움만 있으니 말이다.

 

내 생각에는 남자 주인공의 새로운 변신이나 다른 선한 이무기 군단이 나타나서

엄청난 싸움,(반지의 제왕처럼)을 벌이고 나서

남자 주인공이 부라쿠와 생사를 넘나드는 싸움을 벌이다가

여자 주인공이 온 몸으로 칼을 막으면서 몸 속의 여의주가 선한 이무기를

마침내 불러서 새로운 싸움을 시작한다면 좋았을 것이다.

 

이러한 모든 부분이 너무도 아쉽다.

훌륭한 스탭을 보강한다면 이 다음에는

보다 나은 영화가 나오리라고 나는 믿는다.

 

 혹 그거 아는가?

만화 심슨과 미국 만화 영화의 대부분(70%)을 한국에서

하청으로 밑그림을 도맡아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는 하드웨어는 훌륭해도

기획 및 창조적 아이디어가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보다 나은 작품을 위해서는 스토리와

아이디어가 살아나는 영화가 더욱 필요하다.

 

자,  아쉬움은 다음 단계를 위한 발전을 위한 초석으로 삼아

한국 영화에 대한 격려와 건강한 비판으로 전진하자....

 

 

 

 

 

 

 

 

 

 

 

 

 

 

 

 

 

 

 

 

 

 

 

 

 

 

 

 

 

 

 

 

 

 

 

 

 

 

 

 

 

 

 

 

 

 

 

 

 

 

 

 

 

 

 

 

 

 

 

 

 

 

 

 

 

'문화·예술·교육·과학·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을 위해, 미래를 그리자  (0) 2007.08.29
시사IN  (0) 2007.08.23
사랑하는 사람들  (0) 2007.05.19
5.18이 낳은 한국의 18세 천재시인  (0) 2007.05.11
행복지수와 대한민국  (0) 2007.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