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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CES 2017로 본 4차 산업혁명과 스포츠산업의 미래 변화상

youngsports 2017. 1. 12. 14:47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지난 9일(한국시간)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7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967년부터 매년 1월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거행되는 행사에 올해는 150여 개국 3800여 기업, 관람객 16만5000명이 참여했다.

50돌을 맞이한 이번 CES의 핵심 키워드는 ‘접근성(Accessibility)’이었다. 정보기술(IT)과 헬스·스포츠 분야 간의 이종 교배, 융·복합 현상이 두드러졌다. 헬스케어와 웨어러블 스포츠시장은 스마트홈, 증강현실, 자율주행 등과 함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증기기관 발명(1차), 대량 생산과 자동화(2차), IT와 산업의 결합(3차)을 넘어 도래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인공지능(AI), 로봇기술, 생명과학, 빅데이터, 스마트물류가 작업 경쟁력을 제고한다.

CES 2017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 스포츠산업의 미래 변화상을 살짝 들춰봤다.


◆ 언더아머, “디지털 스포츠브랜드로 성장하자”

“세계가 혁신을 거듭하는데 스포츠브랜드는 100년 전과 같은 방식으로 옷과 신발을 만들고 있습니다. 언더아머는 기술 기업의 범위에서 의류를 혁신하고 싶습니다. 늘 우리 엔지니어들에게 묻습니다. 애플과 삼성이 옷과 신발을 만든다면 우리는 무엇을 하겠느냐고요.”  

케빈 플랭크 언더아머 최고경영자(CEO)는 스포츠업계 종사자로는 이례적으로 CES의 기조 연설자로 나서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혁신을 위해 디지털 투자를 늘리겠다”며 “언더아머를 디지털화된 스포츠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언더아머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2015년 글로벌 매출액 39억6000만 달러(4조6150억원)를 달성했다. 26분기 연속 평균 20% 이상 성장하는 이 기업은 나이키, 아디다스에 이은 세계 3위 스포츠브랜드다. 미국 시장으로 범위를 좁히면 아디다스는 2014년에 제쳤다.  

▲ 케빈 플랭크 언더아머 CEO는 스포츠산업 종사자로는 이례적으로 CES 기조연설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사진=CES 2017 기조연설 동영상 캡처]

지난해 CES에서 스마트 밴드, 심장박동측정기, 체중계 등 생체 정보를 기록하는 개인 맞춤형 건강 모니터링 애플리케이션 ‘헬스박스’를 소개했던 언더아머는 이번에는 센서와 통신 기능을 갖춘 ‘스마트 러닝화’, 양질의 수면을 돕는 ‘스마트 잠옷’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스마트 러닝화를 착용하면, 달린 거리, 속도, 칼로리 소모량, 운동화 교체주기를 스마트기기로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있어야만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었던 기존 웨어러블 기기의 번거로움도 보완했다. 유저는 운동 기록을 스마트폰에 동기화하면 된다. 스마트 잠옷은 열을 흡수하는 패턴의 섬유로 만들어졌다. 원적외선을 발산해 피로 회복을 돕는다.  

언더아머는 사용자의 활동을 24시간 분석해 실시간 정보(real-time data)를 제공하고 스포츠 참여자가 운동 목표(athletic goals)에 보다 쉽게 도달할 수 있도록 올바른 습관을 장려하면 더 나은 삶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하고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 NBA가 무서운 이유, 리그 패스의 스낵컬처화

“마지막 5분만 시청하려는 분들이 있겠죠. 그에 맞는 가격을 책정하고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시즌 전체를 볼 수 있는 리그 패스(NBA 온라인 중계 시청 상품)만 내놓죠. 2년 전부터는 한 경기만도 볼 수 있게 했어요. 5년 후라면...”

스포츠테크놀로지 소식을 전하는 스포츠테키에 따르면 아담 실버 미국프로농구(NBA) 커미셔너는 CES 스포츠비즈니스 패널로 참석, 향후 NBA의 중계 흐름을 예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스낵컬처 즉, 간단한 식사처럼 짧은 시간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문화 소비 트렌드를 강조한 셈이다.  

▲ 아담 실버 NBA 커미셔너는 마지막 5분을 볼 수 있는 NBA 리그패스 상품 출시를 전망했다. [사진=AP/뉴시스]

요즘 콘텐츠 구매자들은 짧게, 가볍게, 스마트하게 소비한다. 텍스트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이미지, 영상의 존재감은 날로 커진다. 장편 드라마, PC 기반 게임, 만화책 점유율이 줄고 웹드라마와 스마트폰 게임, 웹툰 시장이 급성장하는 이유다.

실버 커미셔너는 모바일 디바이스 수요층이 늘어나는 점, 10분 안팎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선호하는 팬들이 훨씬 많은 점에 착안, 막판 승부처 상황만 생중계로 즐길 수 있는 상품을 구상 중인 것으로 보인다.  

2시간 30여분에 걸친 NBA 한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보려면 어지간한 농구팬도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5분짜리 상품은 지갑이 얇거나 NBA를 챙겨 볼 시간이 부족해 리그 패스 구입을 망설이는 이들의 귀를 세우는 소식임에 틀림없다.


◆ 파나소닉이 스포츠팬들을 흥분시키는 법  

소니, 히타치 등과 함께 일본 전자업계의 대들보로 손꼽히는 파나소닉은 스포츠 본연의 가치인 ‘라이브’에 주목했다. 가전, 배터리, 자동차 전장 외에 헬스케어 사업을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하고 있는 파나소닉은 선진 기술을 접목, 스포츠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 중계를 보며 실시간으로 선수들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스포츠 스크린. [사진=파나소닉 제공]

디지털산업 온라인매체 디지털사이니즈커넥션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TV 앞에 특수필름을 끼워 그 위에 영상을 투사할 수 있는 유리창을 설치,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의 신상, 각종 통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증강현실 기술을 입힌 스포츠 스크린(커넥티드 스타디움)이다. 

고속 브로드밴드 비행기 안테나를 이용, 위성으로부터 신호를 받아 기내에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넥티드 에어크래프트' 기술로도 시선을 사로잡은 파나소닉이다. 이는 일등석을 구매하면 비행기로 이동하는 와중에도 스포츠 생중계를 즐길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스포츠의 매력은 의외성, 불확실성에서 온다. 짜인 각본대로 움직이는 영화, 드라마와 달라 감동이 배가된다. 스타디움이든 집이든 비행기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정보를 확인하며 생중계를 즐긴다? 스포츠팬이라면 흥분하지 않을 수 없는 미래 시청 환경이다.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민기홍 기자  sportsfactory@sportsq.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