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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 구단 ‘재테크 9단’…자동차 산업만큼 돈 번다

youngsports 2017. 1. 10. 15:14

205조원(약 1700억 달러).

미국프로풋볼리그(NFL)·메이저리그(MLB)·미국프로농구(NBA)·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메이저리그사커(MLS) 등 미국(캐나다 포함) 5대 프로스포츠 구단 가치(valuation)의 총합이다.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의 1년 매출(210조원), 애플의 브랜드 가치(1781억 달러·세계 1위), 뉴질랜드의 국내 총생산(GDP·1794억 달러·세계 51위) 등과 비슷하다. 미국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1700억 달러(지난해 2월 기준)로 카리브해 섬 170개, 프랑스의 성 6429개를 살 수 있다고 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1998년부터 매년 프로스포츠 구단 가치를 산정, 발표하고 있다. 미국 5대 프로스포츠 가치 총합은 2015년 조사(1505억 달러·182조원) 때에 비해 1년 만에 13% 성장했다.


미국에서 프로스포츠는 거대 산업이다. 미국의 스포츠 시장은 세계 시장의 41%(유럽 35%)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 5대 리그 142개 팀이 거둔 수입은 역대 최고 수준인 304억 달러(약 36조7000억원)나 됐다. 영업이익의 합계도 49억 달러(약 6조원)에 달해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지난해 말 발표한 ‘스포츠 아웃룩 2016’에 따르면 미국 스포츠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672억 달러(약 81조원)로 2015년(77조원)보다 5.2% 증가했다. 미국에서 스포츠 산업의 비중이 자동차 산업(총 생산량 699억 달러)에 버금가는 규모로 성장한 것이다. 미국 스포츠 시장은 2020년 89조원에 이를 것으로 PwC는 예상했다. 스포츠 관련 산업까지 포함하면 시장 규모는 4600억 달러(555조원)로 늘어난다. 미국 GDP(18조5619억 달러)의 2.8%에 이른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미식축구의 가치는 상상 이상이다. NFL은 748억 달러(약 90조3000억원)로 미국 프로스포츠 가운데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전 조사 때보다 19% 상승했다. MLB(386억 달러·47조원)와 NBA(373억 달러·45조원)의 가치를 합한 것과 비슷하다. NFL 1위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구단 가치는 42억 달러(5조원)로 전 세계 프로스포츠 구단 가운데 가장 높았다.

미국 스포츠의 성장 동력은 TV 중계권료다. PwC에 따르면 미국 내 스포츠 중계권료는 2016년 182억 달러(22조원)였다. 2015년에 비해 11.7%가 성장했다. 2020년까지 평균 5.5%가 상승할 것으로 PwC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NFL의 중계권료는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NFL이 2014년부터 2021년까지 CBS·NBC·FOX·ESPN과 맺은 중계권 계약 규모는 연평균 49억5000만 달러(약 5조9000억원)로 NBA(3조1000억원)와 MLB(1조8000억원)를 크게 앞섰다. 정희윤 스포츠산업경영연구소 소장은 “시청률은 스포츠 종목의 인기를 반영하는 지표다. 그래서 중계권료는 시청률과 정비례한다. 방송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계권료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한 미국의 프로 스포츠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각 구단의 수입 포트폴리오를 보면 경기장 입장권과 용품 구매 등 직접 구매와 함께 스폰서와 중계권 등 간접 구매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울러 미국 스포츠 구단들은 새로운 경영 기술을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다. 크리스 박 MLB 부사장은 “MLB 구단은 최고의 경기를 팬들에게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동시에 흥미진진한 콘텐트를 제공하는 미디어 회사”라며 “최근에는 다양한 첨단기술을 선보이는 테크놀로지회사로도 발전하고 있다. 애플·구글 등 세계적인 IT 기업과 인재 영입 경쟁을 벌이는 게 스포츠 구단”이라고 밝혔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