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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강국] 행복지수 1위의 덴마크를 가능케 한 교육

youngsports 2015. 3. 5. 16:46
교육강국] 행복지수 1위의 덴마크를 가능케 한 교육  특별기획코너 / 교육정보/이슈 

2015/02/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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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서울교육나침반의 특별기획코너, 교육강국 시리즈입니다. 간혹 언론 기사 중에 행복지수를 나타내는 것들을 보게 됩니다. 그 나라의 경제 규모, 인구, 복지의 수준 등을 고려해서 수치화하는 것이죠.


조사 기관마다 결과는 달라지기 때문에 절대적인 평가라 보기는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때로는 경제적으로는 성장이 더디고 국민총생산 규모도 작아 우리가 보기에는 자칫 후진국이라 생각할 수 있는 국가들이 오히려 행복지수는 높게 나오는 경우도 있지요. 반면에 누구나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복지 수준도 높고, 환경도 좋아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수긍이 가는 국가도 있습니다.


오늘 알아볼 덴마크는 아마도 후자에 속하는 국가가 아닐까 싶은데요. 행복지수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나라,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나라. 과연 어떤 교육 제도를 가지고 있기에 지금의 그런 국가가 되었는지 들여다보겠습니다.

 



덴마크의 교육제도는 어찌 보면 독일의 그것보다 더 복잡하게 보일 정도로 다양한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일단 학제는 이미 소개한 바 있는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우리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이 통합된 공립학교가 있습니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6세부터 10년 동안은 의무 교육기간이지만 반드시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덴마크의 의무교육은 “의무적인 학교 출석”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덴마크의 의무교육은 7~16세 기간 동안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반드시 국가가 지원하는 공립학교에 다녀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립학교, 혹은 홈스쿨링 등 교육부에서 제시한 기준에만 맞는다면 어느 곳이든 장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의무취학이 아닌 의무교육을 중시하는 나라답게 공교육과 대안교육(프리스쿨)이 동등하게 인정받고 있습니다. 다수자(국가)로 하여금 소수자의 견해가 실현될 수 있도록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소수자는 스스로 원하는 학교를 세우고 국가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1년 차에 학생 14명만 모집할 수 있으면 어떤 학교든 국가에서 지원합니다. 2년 차에는 24명, 3년 차는 32명의 학생이 있으면 지원이 계속됩니다. 현재 9만 7천여 명의 학생들이 5백여 개의 자유학교에 재학 중인데, 이 비율은 전체 학생의 13.4%에 이릅니다(덴마크 인구는 600만이 안 된다). 적어도 10%의 구성원들이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게 숨통을 틔워 놓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인 것이죠.

이후 후기 중등과정은 인문계, 직업중심 인문계 과정(실업계)으로 구분됩니다. 전통적인 인문계는 대학진학을 목적으로 공부하는 곳이며, 실업계 중등학교는 2~3년제 직업학교입니다. 직업학교의 경우 세 가지 분야로 나뉘는데 농업, 사회보건, 직업교육연수 분야 등이 그것입니다. 이 과정을 수료하면 바로 직업 시장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고등상업기술시험에 합격하는 경우에도 대학 진학이 가능합니다.


덴마크는 초등과 중등 저학년까지 9년 동안 단 한 번의 국가시험을 봅니다. 그것은 학생들은 학년을 올라갈 때 시험을 볼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교사들과 학생들은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되며, 학생들은 자동으로 다른 학년으로 올라간다. 학생들은 졸업시험에도 낙방하지 않습니다. 사실, 덴마크어로 졸업 시험이 시험을 의미하지는 않는데요. 시험은 학과목에서 학생들의 지식과 숙련도를 측정하는 공식적인 시험을 의미한다. 그러나 1975년 학교 개혁 이후로 시험이라는 단어는 추방되었습니다. 학생들은 졸업 시험에서 낙방하는 게 아니라, 더 잘하거나 덜 잘할 뿐이며, 그들은 9학년의 의무 교육을 마쳤다는 확인을 받을 뿐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특이하다고 할 만한 점은 애프터스쿨입니다. 애프터스쿨은 공립학교와 프리스쿨을 졸업했거나 다니고 있는 8~10학년 과정의 학생들이 1년 동안 공부하며 인생을 설계하는 기숙형 학교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덴마크 교육제도의 독특한 특징 중의 하나인 애프터스쿨은 학생이 정규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진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합니다. 대략 40% 정도의 학생들이 스포츠, 예술 분야 등 다양한 애프터스쿨에 진학하며, 중학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느 분야로 갈지 모를 때, 바로 고등학교나 대학교에 들어가기 힘들 때,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마음을 갖기를 원할 때, 부모님을 벗어나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을 때 주로 선택합니다.

 


또 다른 교사의 모델을 보여주다


지금까지 살펴보면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 것이, 그 국가의 교육 철학은 역사와 사회 분위기와 절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었는데요. 덴마크도 마찬가지입니다. 덴마크 교육 시스템은 사회구성원들 간의 경제적 평등과 신뢰를 배경으로 합니다. 많은 국회의원이 자전거를 타고 다닐 만큼 평등문화가 정착된 사회에서나 가능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공립학교 교장실은 온갖 서류들과 잡동사니로 빼곡한 서무실과 함께 있다고 합니다. 권위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우리나라 교장실 풍경과는 다른 그림이지요. 학교 평가 시스템은 정부와 학교, 학부모들이 서로를 신뢰하고 있음을 바로 보여주는데요. 평가를 해당 학교의 학부모에게 맡기는 것은 사실 매우 합리적이면서 효율적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 신뢰는 있지만, 강요된 권위는 없습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담임교사가 9년간 계속 담당하기 때문에 더 친밀한 관계가 유지됩니다. 간혹 반항 아닌 반항을 하는 경우에도 훈육이 아닌 대화와 토론으로 상대방을 설득합니다.


덴마크에서는 주로 학습의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둡니다. 초점은 아이의 노력과 성장이지 실패나 실수가 아니라고 여깁니다. 반복 학습은 가치 없는 것으로 여겨지며, 학생들은 주어진 과제에 대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독려받습니다. 통합적 접근이 장려되는데 문제 해결과 팀워크, 학습 과정에 중점을 두는 것을 강조합니다. 교사들은 강압적인 권위자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은 상호 존중하고 다소 편안한 말투가 선호됩니다.


그럼에도, 교사들은 전문적인 권위는 유지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이후 4년간의 대학 전문 교육으로 교사들은 매우 유능하다고 인정되며, 또한 교사들은 교수학습 방법 및 자료를 고르고 실행하는 데 상당한 자율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역 지원 센터도 교사들에게 많은 교육적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데 이것이 교사가 교육적으로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법의 테두리는 이런 창의적 시도에 있어 걸림돌이 되지 않는 것이죠. 국가 교육과정과 같이 교사 교육과정은 교사 교육에 있어 다양함을 제공합니다. 교사를 교육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직접 교육적 자료를 고르고, 교수법을 배우는 교사들의 팀워크를 장려하며 문제 해결과 프로젝트 교육법을 적용합니다.

 


그렇다면 덴마크 교육은 완벽한가?


물론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덴마크 역시 행복하지 않은 학교생활을 하는 학생도 있고, 소외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모든 학생이 다 똑같이 인정받고 존중받지는 못 합니다. 그리고 덴마크에도 배워야 할 것을 거부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모든 교사가 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수업을 기획하는 데 유능한 것도 아닙니다. 세계화와 지식, 창의성, 혁신에 있어 세계적인 경쟁에 대한 집중이 커지면서 덴마크는 또 다른 질문에 직면했습니다. 덴마크 학생들은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더 행복해하지만, 그들은 충분히 배우고 있는가? 학생들은 덴마크 사회를 선진 복지사회로 지키고 새롭게 발전시켜 나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것을 배우고 있는가? 말이죠


덴마크 역시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PISA의 영향으로 덜 유연하고, 보다 교과목 중심적인 국가 교육과정과 국가시험의 증가 요구가 생겨났습니다. 비교 연구와 학부모들의 선택에 의해서 덴마크는 학교 시험 결과를 공개하고 학교 순위를 알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생겨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요구들이 효율성과 투명성의 측면에서 합리적으로 보일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행동의 결과가 잠재적으로 가져오는 역효과를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세계적인 경쟁의 요구를 언급하면서 오히려 새로운 지식과 창의성, 혁신에 대한 요구에는 주목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덴마크의 경쟁력과 복지는 이전에 언급한 상호 신뢰와 존중, 위험을 감수하는 시도를 하려는 노력과 이를 용인하는 독특한 원칙과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가 최고의 가치로 인정받는 나라들에서는 경직된 교육과정 및 교수 방법과 평가, 창의성과 혁신을 방해하는 시험을 기반으로 한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학교교사의 자신감과 확신이 경직된 제도로 대체되고, 학교와 교사가 상대적으로 간단한 시험의 토대 위에서 평가될 때, 학교와 교사들은 학생들을 시험만 잘 보도록 준비시키는 역할밖에 할 수 없게 됩니다. 누구도 시험 성적이 공개될 때 꼴찌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런 시험에서의 또 다른 문제점은 신뢰도와 타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며, 심각한 단점은 이러한 경향이 창의성과 혁신을 가져오지 못하게 하는 역효과를 낸다는 점입니다.


덴마크의 국가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역사와 사회 문화에 녹아 있는 ‘소수자의 권리’를 중시하고, ‘평등에 대한 존중’과 ‘신뢰와 확신’ 같은 중요한 가치들을 잃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덴마크의 교육에 관해 조사하다 보니 거의 모든 국가의 교육제도가 그렇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 유독 사회 전반을 떠받치고 있는 그들 특유의 가치관이 상당히 많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관되고 장기적인 교육정책은 사회 구성원의 다수가 합의하고, 신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일 텐데요.


여기에서 사회의 역할이 중요할 것입니다. 경쟁을 통한 선택은 결국 모든 아이를 한 줄로 세워 바라보게 할 것입니다. 얼마나 앞에서 골인 지점으로 들어가야만 하는지, 커트라인 뒤쪽에 남지 않기 위해 앞에 친구를 잡아끌어야 하는지를 강요하는 사회는 결국,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소개하고 있는 국가들의 교육제도가 절대적으로 완벽한 것이며, 우리가 꼭 본받아야 할 제도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처한 환경과 시대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것이 불행하다고 느껴진다면, 공부의 이유가 단지 좋은 대학을 가고, 남들이 말하는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한 것뿐이라면…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할 지점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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