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과학·건강

한류 외전: K-POP, K-Movie, K-Culture

youngsports 2023. 9. 5. 09:26

블랙핑크 빌보드 1 외신이 본 K팝 걸그룹·K팝 히트 요인

 ) 빌보드 차트 예고 기사에 따르면, 블랙핑크가 지난 16일 발매한 정규 2 '본 핑크(BORN PINK)' 10 2000장 상당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해 2008 45일 자에서 미국 그룹 '대니티 케인(Danity Kane)' '웰컴 

블랙핑크가 K팝 걸그룹 최초 '빌보드 200' 1위를 기록하기 사흘 전인 22 NYT '블랙핑크와 K팝 맥시멀리즘의 한계(Blackpink and the Limits of K-Pop Maximalism)'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 K팝 글로벌 진출 역사와 K팝 걸그룹을 대해 소개했다.

 

NYT에 따르면, K팝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 초반 글로벌 진출 야망을 키우며 '지구상에서 가장 배고픈 팝 현장'이 됐다. 특히 K팝은 미국의 팝, 힙합, R&B, 댄스 음악을 즐겨 쓰며 최대치의 곡을 만들어냈고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대중적인 접근이 된 '과잉의 미학(aesthetic of absurdist excess)'을 창조했다고 NYT는 분석했다. 이 시기 데뷔한 걸그룹 '투애니원(2NE1)'이 먼저 인기를 모았고 세계를 장악하는 무대를 마련하는 초석이 됐다.

 

뒤이어 2016년 데뷔한 YG 차세대 걸그룹 블랙핑크는 '휘파람', '뚜두뚜두(DDU-DU DDU-DU)',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과 같은 싱글 앨범을 초기에 성공시키며 K팝 진출의 횃불을 이어 받았다.

NYT는 이번 블랙핑크 정규 2 '본 핑크(BORN PINK)'에 대해 그룹과 장르 자체를 모두 혁신할 기회였다고 봤다. 선공개곡 '핑크 베놈(Pink Venom)'에서 "지수의 노래는 어느 때보다 풍부하고 소박하며 제니의 랩엔 유연하고 영리한 선조가 심어져있다"며 호평하기도 했다.

소녀시대, 에스파(aespa), 있지(ITZY), 뉴진스(NewJeans)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지난달 데뷔 15년을 맞이한 소녀시대의 정규 7 '포에버 원'에 대해서는 "그 장르가 덜 불안했던 시간으로의 상쾌한 복고"라며 "연출은 대체로 감미롭고 밝으며 복잡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소녀시대도 블랙핑크와의 비교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10년 전 소녀시대는 미국 주요 레이블에서 앨범을 발매한 최초의 케이팝 가수 중 하나였지만 그 야망은 블랙핑크의 야망처럼 끈질기지 않았다" NYT는 지적했다.

 

에스파에 대해서는 지난 7월 발매된 에스파의 미니 2 '걸스(Girls)' "복잡함과 우아함을 이중으로 섭렵한 올해의 가장 인상적인 케이팝 발매 중 하나"라고 호평했고, 있지(ITZY)가 최근 발매한 미니 5 '체크메이트(CHECKMATE)'에 대해서는 "강렬한 보컬과 끓어오르는 듯한 프로덕션으로 활기가 넘친다"고 분석했다.

 

NYT는 민희진 대표이사가 이끄는 레이블 어도어(ADOR) 소속의 신인 걸그룹 뉴진스를 '가장 유망한 그룹'으로 꼽았다. 뉴진스의 데뷔 EP를 두고 "가장 유망한 그룹은 뉴진스"라며, "표면적으로 뉴진스는 투애니원 이전 케이팝을 떠오르게 하지만, 수면 아래 있는 레퍼런스들은 상당히 현대적"이라고 평했다.

 

WP, K팝 히트 원인 분석기억하기 쉬운 반복적인 가사와 안무, 조직적인 팬덤

지난해 7 WP K팝의 인기 요인을 분석한 기획 기사를 내기도 했다. 'K팝은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나(How K-POP conquered the universe)'라는 기사는 다채로운 그래픽 및 오디오와 곁들여져 홈페이지 첫 화면에 크게 배치됐다.

 

WP K팝의 성공과 인기 요인은 뇌리에 각인되는 노래와 포인트 안무, 현란한 뮤직비디오가 소셜미디어에 최적화된 데다 팬덤의 열성적인 활동 문화 등이 합쳐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WP K팝의 세계적 인기 이유로 꼽은 첫 번째는 특정 선율이 반복되며 뇌리에 각인되는 '후크송'의 요소다. 2007년 발매 당시 국내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한 원더걸스의 '텔 미(Tell me)' 2009년 슈퍼주니어가 발매한 인기곡 '쏘리 쏘리(Sorry sorry)'를 예시로 거론했다. 진달용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대 교수는 특정 부분의 반복을 통해 귀에 쏙 들어오는 후크송은 케이팝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형이라고 전했다.

 

또한 WP K팝에 포인트 안무가 포함돼 팬들이 이를 따라 하며 소셜미디어에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으며 소녀시대의 '(Gee)'에 등장하는 게 춤이나 EXID '업앤다운' 춤과 같은 포인트 댄스 동작을 예로 들었다.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 그룹과 함께 작업한 안무가 리아킴은 "레이블사가 기억에 남고 따라하기 쉬운 안무을 특별히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을 내려놓고 노래와 앨범을 유튜브에 올리는 마케팅 전략도 인기에 한 몫 했다. K팝 레이블의 마케팅 전략 중 하나는 저작권을 포기하고 노래와 앨범을 출시해 유튜브에서 스트리밍하는 동시에 구매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실제 2012년 싸이 강남스타일은 유튜브 조회수 10억뷰를 돌파한 최초 영상으로, 유튜브와 트위터라는 두 개의 대형 소셜 플랫폼을 통해 노출돼 세계적 인기를 얻었다.

 

트위터와 같은 SNS플랫폼이 새로운 팬덤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도 WP가 분석한 K팝의 인기 요인이다. 김연정 트위터 글로벌 케이팝 및 한국콘텐츠 파트너십 총괄은 "트위터는 'K팝의 성지'"라고 평하며 "(트위터를 이용한 소통은) 아티스트가 팬과 소통하는 방식 뿐만 아니라 팬들이 서로 소통하는 방식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은 정식 데뷔 전부터 트위터를 시작했고, SNS 플랫폼을 통해 팬들과 친밀한 대화를 나눴다. 이 접근 방식은 2012년 당시엔 획기적이었으나 이젠 새로운 아이돌들의 성공 공식이 됐다.

 

K팝의 세계적 인기엔 팬덤의 열성적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시간이 가면서 K팝 팬들은 디지털 공간에서의 아이돌 그룹 이미지 형성에 적극 힘을 보태며 강력한 팬덤으로 진화했다고 WP는 분석했다. K팝 영향력을 분석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데이비드킴은 "K팝 팬은 인터넷에서 가장 크고 조직적이며 빠른 그룹 중 하나"라며 "공통의 목표가 있을 때 목표 달성 때까지 화력을 집중한다"고 말했다. 저스틴 비버,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과 작업했던 K팝 안무가 카일 하나가미도 "케이팝 팬은 내가 살면서 본 어떤 것과도 다르다" "그들은 전 세계에서 서로를 찾는다"며 국경을 넘은 팬덤의 적극적 활동을 강조했다.

 

WP에 따르면 K팝 팬의 힘은 음악 산업을 넘어 정치권력이나 구매력 등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2020 5월 조지 플로이드 살해 이후 다양한 팬덤이 모여 도움을 줬는데, 블랙핑크 팬들은 레이디 가가와 함께한 블랙핑크의 신곡 '사워 캔디(Sour Candy)' 대신 'BlackLivesMatter'을 해시태그해 홍보했다. 비슷한 시기 방탄소년단(BTS) 팬덤 아미는 'BlackLivesMatter'  'NAACP(미국의 흑인 인권단체)'과 같은 조직을 위해 1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뉴시스/2022.09.26.>

 

 [매체산업론 과제] 미디어 경제학적 관점에서 본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의 성공요인

미디어 경제학적 관점에서 봤을 때,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성공을 4가지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로,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노래 및 뮤직비디오의 문화적 할인이 낮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문화적 할인이란, 하나의 문화콘텐츠가 다른 나라에서 소비될 때, 언어나 문화적 맥락의 차이로 소비 및 감상의 수준에서 일정 부분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콘텐츠의 문화적 할인이 낮아야 다른 문화권에서의 콘텐츠 소비가 활성화될 수 있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노래에는 영어가 포함되어 있으며, 디지털 시대의 히트곡은 멜로디와 리듬 위주이기 때문에 전 세계 사람들이 그들의 음악을 상대적으로 편하게 소비할 수 있다.

 

2021년 그래미 어워즈에 노미네이트된 방탄소년단의 곡 ‘dynamite’는 곡 전체가 영어 가사로 작성되었으며, 블랙핑크의 최근 히트곡 ‘how you like that’, ‘lovesick girl’의 하이라이트 부분 모두 영어가사로 이루어져 있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멤버들 중 외국어를 네이티브처럼 할 수 있는 멤버가 있다는 점과 블랙핑크의 멤버구성이 다국적이라는 점도 그룹의 문화적 할인을 낮추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 앨범 속에는 ‘love yourself’라는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위로를 가져다주었다. 이러한 메시지는 특정 문화권의 사람들에게만 닿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방탄소년단의 곡들에 주목하고 열광했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그들의 성공을 뉴미디어의 발달과 미디어 시장의 롱테일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뉴미디어, 특히 유튜브의 약진으로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 및 그들의 여러 콘텐츠들에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인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에서도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라는 자체 제작 콘텐츠를 제작했으며, 유튜브에서도 유튜브 프리미엄 회원에게 방탄소년단의 무대 뒤편의 모습으로 이루어진 영화인 ‘burn the stage’를 무료로 볼 수 있게 올려두었다. 뉴미디어의 특징상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편할 때 그들의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에 대한 전 세계 사람들의 접근성을 매우 올려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브이앱,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적극적인 SNS 활용을 통해서 전 세계 팬들과의 소통을 수월하게 함으로써 수많은 팬들을 유입하는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미디어 시장의 롱테일 법칙 또한 그들의 성공요인으로 작용한다,

 

롱테일 법칙이란, 인터넷과 전자상거래의 등장으로 주목받지 못한 상품이 무한한 진열공간을 확보하여 소비자에게 무한 선택 기회를 주는 현상을 의미한다. 전 세계 사람들은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과거에 올렸던 뮤직비디오 및 콘텐츠들을 지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과거 뮤직비디오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모습들을 볼 수 있고 이것이 그들을 향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롱테일 법칙의 대표적인 예시로 이들의 과거 뮤직비디오 조회수의 꾸준한 상승을 들 수 있다. 방탄소년단의 DNA, 블랙핑크의 마지막처럼 뮤직비디오는 2017년에 공개되었지만, 조회수가 꾸준히 오르면서 올해 두 뮤직비디오 모두 10억 뷰 이상을 달성했다. 이러한 미디어 시장의 롱테일 법칙 또한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는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로,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스토리텔링이 그들의 성공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방탄소년단의 앨범 화양연화에서는 어두운 개인사를 가진 캐릭터들이 각 멤버들에게 부여된다. 이를 BU(BTS UNIVERSE)라고 부른다. 이러한 BU 세계관뿐만 아니라, 블랙핑크와 방탄소년단의 영화들을 통해서 그들의 무대 뒤 모습들, 그들의 성장스토리 등을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스토리텔링 또한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방탄소년단의 세계관 해석에 대한 참여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에 대한 원 소스 멀티유즈(OSMU)를 성공요인으로 들 수 있다.

원 소스 멀티유즈(OSMU)란 하나의 소스를 가지고 여러 가지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경우, 뮤직비디오는 물론이며 앞서 언급했던 ‘burn the stage, bring the soul,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등의 영화제작이 이루어졌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경우, OSMU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을 알 수 있다. 방탄소년단과 라인이 콜라보를 하여 ‘BT21’이라는 캐릭터 브랜드를 만들어냈고, BT21 캐릭터를 활용한 여러 패션잡화, 문구, 리빙 제품, 이모티콘 또한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 더해 넷마블과 협업하여 ‘BTS WORLD’라는 게임이 만들어내기도 했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각 앨범마다 발매되는 여러 가지의 공식 굿즈들 또한 OSMU의 예시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에 대한 원 소스 멀티유즈는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수익 창출 및 세계적 성공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잘한 걸까, 세계가 이상한 걸까?”
세계를 놀라게 한 K컬처산업, 그 도약의 순간들에 관하여
문화산업 연구자 김윤지가 정리한 30년 한류 막전막후

BTS 멤버 지민의 빌보드 1위, 〈오징어 게임〉에서 〈더 글로리〉로 이어지는 넷플릭스 글로벌 1위 행진, 〈기생충〉과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을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다.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거대한 외국자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던 변방의 문화산업이 세계를 강타하리란 걸 누가 알았을까?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한국 영화시장에 직접 배급하는 걸 막기 위해 극장에 뱀을 풀던 1988년에 한국영화가 오스카를 휩쓰는 미래를 상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지역 행사를 목표로 댄스음악을 만들던 1990년대에 빌보드 차트 진입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상상보다 더 상상 같은 일들은 우리의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친숙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이 현상을 이제는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류 외전》은 영화시장 개방에서 BTS에 이르는 30여 년 동안 한국의 문화산업에 생긴 일들을 9개의 장면을 통해 설명한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K컬처산업의 역동적인 역사
문화산업이 성공하기 위한 토양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IMF 외환 위기가 없었다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산업 동력도 절실하지 않았을 것이고, 문화산업정책을 전폭적으로 입안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1980년대부터 이어져온 민주화 열기로 자유로운 창작 분위기를 조성하지 못했다면 우리 드라마, 영화의 수준도 계속 군부 시대의 틀 안에 놓였을 수도 있다.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가 정리한 9개의 장면에는 한류와 연결하기 힘들었던 의외의 순간들이 존재한다. 아시아를 강타한 외환 위기와 한류드라마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IMF 이후의 벤처캐피털은 박찬욱과 봉준호에게 어떤 기회를 주었을까? 위기에 몰린 가요 기획사는 왜 해외 진출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까? 기회가 위기로 이어지고, 위기가 기회로 이어지는 역사를 살펴보면 모든 것이 우연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자율성, 역동성, 개방성이라는 문화산업 성공의 필수 조건이 자리하고 있다.
군부 시대의 종말은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민주화는 창작자의 자율성을 보장했고, 외환 위기를 맞은 아시아 국가들은 저렴하고 질 좋은 한국의 콘텐츠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MP3가 불러온 음반 시장의 위기는 가요 기획사들이 해외 진출을 모색하게 만들었고, SNS와 OTT는 한국 콘텐츠의 소비자를 전 세계로 바꾸어 놓았다. 역동적인 시장 개척을 통해 연결된 글로벌 팬덤이 K컬처산업의 수준을 향상시킨 건 물론이다.

블랙핑크가 월드 투어를 떠나기까지,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끝없는 변신과 확장이 있었다

K팝 아이돌은 때로 ‘공장에서 생산되는 상품’ 같다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그런 속에서 K팝은 천편일률적 모습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스템을 더 고도화하며 진화했다. -5장 ‘K팝 제조 시스템의 역동적인 시장 개척’ 중에서

K컬처산업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 안정적인 제작 시스템과 수익 구조를 확립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기여를 빼놓을 수 없다. 댄스 음악이 가요계의 주류가 되고, 10대 청소년이 중요한 소비자층으로 부상하자 기획사들은 연습생을 강도 높게 훈련시키는 아이돌 제조 시스템을 만들었다. 안정적인 실력을 가진 아이돌의 등장과 함께 10대 팬덤 문화가 확장되면서 90년대 가요계는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 그런데 2000년대에 들어 MP3 파일이 보편화되자 음반시장이 크게 위축되었다. 가요 기획사들은 결국 국내시장 밖으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프로듀서는 H.O.T.의 베이징 콘서트를 통해 중국 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J팝을 부르는 한국인 가수’라는 독특한 포지션의 가수 보아를 통해 오리콘 차트 1위를 차지하는 성공을 거둔다.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 시작된 K팝의 해외 진출은 훗날 BTS라는 초대형 성공으로 되돌아왔고, 지금의 복잡한 엔터테인먼트 지형에 이르게 된다.


영화계 역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진출을 계기로 선진화된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다. 과거 영화계에서는 자본을 조달하는 것이 큰 문제였다.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토지나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금융기관을 이용하기도 어려웠다. 그런데 CJ, 오리온, 롯데 같은 대기업들은 영화계에 진출하면서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와 같은 극장 사업을 시작했고 덕분에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실력 있는 국내 충무로 제작자들과 손을 잡아 뛰어난 퀄리티의 영화를 만들어냈고, 전체 프로세스에 대한 관리를 주도하면서 과거 영화계의 불투명한 제작 과정과 정산 관리가 투명하게 바뀌었다. 투자, 제작, 배급, 상영의 순서로 가치를 창출하는 한국 영화산업의 문법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완성된 것이다.

정부정책의 산물? 설계되지 않은 성공?
한류 탄생의 주역에 관한 연대기적 탐색

어떤 성공은 정책 덕을 보기도 했지만, 어떤 성공은 자생적이었다. 어떤 성공은 예상하지 못한 원인 때문에 발생하고, 또 어떤 성공은 그 모든 것들의 총합일 때도 있었다. 때문에 ‘한류는 설계되지 않은 성공’으로 평가되곤 한다. 한류 성공에는 정부의 지원정책, 동아시아의 정치 경제적 변화, 소수 기업가들의 탁월한 능력, 한국 대중문화 시장의 역동성, 세계적인 IT 인프라의 변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들 중 어느 것도 지금 같은 성과를 염두에 두고 치밀하게 설계된 것은 아니었다. -2장 ‘〈쥬라기 공원〉에서 문화 융성까지, 새로운 산업 동력 찾기’ 중에서

《한류 외전》은 한류를 만든 주체에 대한 탐색이기도 하다. 누가 한류를 만들었는가? 김영삼 정부에서 언급된 “〈쥬라기 공원〉 흥행수입이 자동차 150만 대를 수출해서 얻는 수익과 같다”라는 문장은 문화가 산업이 될 수 있다는 정부의 인식 전환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징적이었다. 실제로 이후 문화산업을 언급하지 않는 정부는 없었다. 영화진흥법을 제정해 영화산업의 성장을 도모한 정부도 있었고, 문화산업진흥기금으로 영화 투자를 촉진시켰던 정부도 있었다. 이처럼 정부는 문화산업을 지원하고 활용하는 정책을 펼쳐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류의 성공을 정부가 주도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설계되지 않은 성공, 저자는 한류를 그렇게 표현한다. 한류를 만든 것은 어느 하나의 주체가 아니다. 비디오 테이프를 들고 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하여 열심히 한국 드라마를 홍보한 방송국 직원들이 없었다면 한류드라마는 없었을 것이다. MP3가 불러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현지 문화를 열심히 연구했던 프로듀서들이 없었다면 K팝이 보편적 코드를 갖기 어려웠을 것이다. 벤처캐피털들이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고 한국영화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봉준호, 박찬욱, 장준환 같은 감독들이 기회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설계되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결코 하늘에서 떨어진 운도 아니다. 설계하지 않았음에도 성공할 수 있었다는 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역량이 충족되는 특이점이 있었다는 의미이고, 그 역량은 문화상품을 만드는 이들을 통해 오롯이 구현되었다. 이 책은 한국의 문화콘텐츠를 성공으로 이끈 이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이기도 하다.

끝없는 위기의 K컬처산업,
우리에겐 변화를 기회로 만드는 역동성이 있다

우리가 뭘 어떻게 해왔는지 정확히 알지 못해 이 성공은 더 불안했다. 앞서 일본 대중문화 개방 때에도 겪었듯이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가 이 산업을 어떻게 성장시켜 왔는지를 잘 복기해 보아야 한다.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지켰고, 무엇을 바꾸었는지, 무엇에 도전했는지 깨달음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 산업이 그리 하찮은 게 아니라, 국가의 세계적 위상을 바꾸는 엄청난 위력을 가진 산업이며 그 산업을 우리 스스로 바닥에서 일구어왔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에필로그’ 중에서

지금도 K컬처산업에 관련된 수많은 뉴스들이 쏟아진다. 가요 기획사의 경영권 분쟁이 경제 뉴스를 달구고, 한국영화의 흥행 성적 부진과 일본 콘텐츠의 약진을 비교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나 K컬처산업 30년사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이미 환경의 변화를 기회로 삼아 성공을 이룬 경험이 있다. 성공한 이의 경험처럼 소중한 것은 없다. 문제는 성공을 해석하는 관점이다. 성공의 배경에 대해 한국인의 끼, 흥, 성실성이라는 기존의 답변을 반복한다면 다음 성공은 없다.

 

치열한 토론과 싸움, 그리고 준비가 있었기에 개방이라는 위협 속에서 더 많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K컬처산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뻔한 것을 극복하고, 비판을 수용하는 역동성에 있었기에 어쩌면 끝없는 위기는 한류가 지속될 수 있는 토양이 될지도 모른다.

 

《한류 외전》은 “그동안 K컬처산업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정확한 분석이자, “한류가 지속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에 대한 가장 흥미로운 가이드이다.

----------------------------------------------------------------------------------------------------------------------------------------------

 

<한류외전> 저자의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한 한류 성공은 흥미롭고

체계적인 방법론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참조 할 만한 자료이다.

 

다만 저자가 규정한 '설계되지 않는 성공'이라는 평가는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좀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배달국, 고조선, 삼국시대, 통일신라,

발해, 고려시대, 조선 시대를 통틀어 한국 문화가 꽃피우고 융성 했던

시기를 돌아보면 항상 외부로부터의 사회적 문화 유입과 융합을 통한

'빅뱅'을 통해서 한국 사회는 고유하면서 진화와 발전을 보여주는

'비약적 창조'를 반복해 왔다.

 

가장 최근에 발명된 문자이자 언어 체계인 '한글'은 그야말로

동양의 언어와 일부 서양의 언어 근간이 되는 산스크리트어까지

포함된 문화인류학적 종합체로서 창조된 것이다.

이것은 외부 문명과 문화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과 탐구를 통한

외적 탐사와 내부에 쌓아올린 문화적 역량이 시너지효과를 발휘하여

새로운 혁명적인 언어로 진화한 것이다.

 

그것처럼 근현대사의 굴곡과 역경을 통과한 한국인의 내적 역량이

사회, 경제적 발전과 세계화의 물결과 하나가 되어

한국이라는 용광로를 통하여 한층 뛰어난 디지털 혁명을

이끌어내고 그 위에 K-Culture라는 새로운 장르를 발전시킨 것이다.

 

성공을 분석할 때 일반적으로 언급 되듯이

그것은 노력과 재능이 밑바탕되고

그것이 개화가 될 타이밍(행운)이 비로서

운명처럼 일치되어야 꽃이 핀다고 한다.

 

흔히 말하는 '고흐' 요절한 천재는 시대적 운명이

자신의 생존에는 가능하지 않았지만

사후에 평가를 받아 비로서 명장의 위치에서

재평가 되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K-Culture의 성공은 <설계되지 않는 성공>이 아니라

우주의 빅뱅이 오랜 시간을 거쳐 내부적인 응축과 외부의 환경과

정확히 맞물렸을 때 거대한 폭발을 이끌어 내듯이

K-Culture는 정해진 운명처럼 반드시 일어날 수 있는

조건과 타이밍이 일치한 것이다.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내적 동력을 지닌

눈덩이가 작은 시작을 통해 마침내 거대한 눈사태처럼 거칠것없이

불어나면서 굴러가는 운명의 수레바퀴인 것이다.

 

결국 K-Culture는 한국 문화의 세계관 확장을 시작하는 원동력으로

거대한 역사적 발걸음을 시작했다고 평가 받아야 하고

나는 한마디로 <운명처럼 맞이한 선물>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