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협동조합이 사회, 경제 발전에 유용한 조직이라고 평가하고 2012년을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선포했다. 한국의 경우 2011년 12월 29일 협동조합기본법이 통과됐고 2012년 12월 1일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협동조합 시대를 열었다.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면서 5명이 모이면 자본금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업종(금융·보험 일부 업종 제외)에서 다양한 형태의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국내에는 각종 협동조합이 1만여개 있다. 스포츠체육 분야 협동조합도 속속 결성돼 현재 80여개가 활동하고 있다. 특히 협동조합 축구단이 눈길을 끌고 있다. 협동조합 축구단은 기업구단과 시·도민구단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최초의 협동조합형 구단은 사회적협동조합 청주CITY FC이다. 전신은 2013년 5월 국내 축구단 최초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인가된 천안FC다. 지난 시즌 K3(4부 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청주CITY FC는 몇 년 내로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에서 활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청주CITY FC는 올 시즌 리그에서 2연승을 달리며 순항하고 있다.
김현주 청주CITY FC 이사장은 23일 사회적협동조합 축구단의 장점에 대해 “기업구단은 모기업, 시·도민구단은 지방자치단체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 낙하산 인사, 부정부패 등 부작용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사회적협동조합은 구조상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좌지우지할 수 없어 투명한 축구단 경영을 위한 최고의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형희 청주CITY FC 국장은 “우리 팀은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를 롤 모델로 삼아 2만명까지 조합원을 모집할 계획”이라며 “5∼10년 후엔 시의 지원금에 의지하지 않고 완전히 독립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20일엔 부산을 연고로 한 사회적협동조합구단 부산FC가 창단됐다. 부산FC는 아시아드 보조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며 30명의 선수와 코치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손원우 총괄본부장은 “한국의 축구문화를 바꾸고 싶어 사회적협동조합구단을 만들게 됐다”며 “한국의 엘리트 축구는 유럽이나 남미와 달리 지역사회에 깊이 파고들지 못하고 있다. 시민의 참여도가 떨어지며, 기업이나 시·도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자생력이 약하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유럽과 남미의 축구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고 20년 넘게 현지를 찾아 연구하고 있는 축구 전문가다.
현재 부산FC의 조합원은 600여명에 달한다. 기업이나 시·도의 지원을 받지 않는 부산FC는 조합원들의 회비로 연간 4억∼5억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부산FC는 2만명의 조합원을 확보하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회적협동조합 축구단은 ‘패자부활전’을 위한 장이기도 하다. 부산FC는 학창시절 축구에 인생을 걸었지만 프로 팀에 입단하지 못한 선수들이 모인 팀이다. 손 본부장은 지난해 낮에는 생계를 위해 일하고 밤에 볼을 차는 아마추어 선수들을 모아 사비를 들여 훈련시켰다. 독일 프로축구 하부리그를 전전하다 돌아온 선수와 일본 J리그 3부 리그에서 뛰었던 선수, 스페인 유스 출신의 선수들은 부산FC에서 다시 스타의 꿈을 꾸고 있다. K3 베이직(하위)에서 활약하는 부산FC는 K3 어드밴스(상위)로 승격하는 것을 이번 시즌 목표로 잡았다. 최종 목표는 최고 리그에서 활약하는 것이다.
손 위원장은 “한국의 엘리트 축구 선수들은 제대로 학업을 수행하지 못하고 운동만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들은 선수 생활을 중단하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어렵다. 부산FC는 이런 선수들에게 축구로 재기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동조합 축구단을 경영하는 데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직 우리 사회에선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우리 협동조합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부천FC 사회적협동조합도 지역의 축구 발전과 저변 확대 그리고 축구를 통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K리그 챌린지 소속 부천FC 1995와 별도의 단체로 구분되지만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협동조합기본법에는 일반협동조합과 별도로 사회적협동조합을 따로 규정하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이란 ‘지역주민들의 권익·복리 증진과 관련된 사업을 수행하거나, 취약계층에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협동조합’을 말한다.
조합원들의 출자로 운영되는 협동조합구단은 자금력과 시민들의 경영 참여, 투명 경영, 지역과의 일체감 강화 등의 장점이 있다. 다만 초기 자금 동원이 어렵고, 의사 결정이 느리며 과열 선거 가능성 등은 약점으로 꼽힌다. 협동조합으로 축구단을 운영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협동조합형 축구단은 계속 등장할 전망이다. 발전 가능성과 사회공헌적인 성격이 자신의 축구팀을 열망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여건도 좋은 편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2020년까지 K3 어드밴스와 베이직은 KFL1∼2(3∼4부 리그·세미프로 리그)로 개편되고, KFL3(5부 리그·광역 생활축구 리그)로 확대돼 3∼6부 리그 성인 아마추어 디비전이 구축될 예정이다. 작은 규모의 협동조합형 축구단이 활성화될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 바르샤·레알 마드리드도 협동조합 구단이었네!
세계 최고 축구 클럽으로 각광받는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에 대해 일반인이 잘 모르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신문 광고로 만들어졌다. 1899년 10월 22일 바르셀로나에 살던 주앙 감퍼는 ‘로스 데르포테스’라는 한 지역신문에 ‘축구 클럽을 만들고 싶다’는 광고를 냈다. 한 달여 후 바르셀로나의 한 식당에서 감퍼를 비롯한 11명의 사람들이 모여 바르셀로나 창단을 결의했다. 출자금 규모에 상관없이 조합원 모두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협동조합 체제에서 바르셀로나는 명문구단으로 성장했다. 바르셀로나의 영원한 라이벌이자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가 몸담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도 협동조합 구단이다.
바르셀로나의 조합원 수는 20만명에 달한다. 약 20만원의 연회비를 내면 전 세계 누구나 조합원이 될 수 있다. 조합원은 6년마다 열리는 클럽 회장 선거에 참여해 똑같이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또 조합원 경력 1년만 되면 누구나 회장이나 이사로 출마할 수 있다. 조합원들은 구단의 서포터스인 동시에 공동 소유주인 셈이다.
바르셀로나는 이익을 조합원들에게 배당하지 않는다. 대신 적립금을 쌓아 인프라 개선과 유소년 시스템 운영 등에 사용한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을 앓았던 13세의 작은 소년 리오넬 메시(30)가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한 것도 협동조합 덕분이다. 바르셀로나는 2010년까지 가장 대표적인 수입원인 스폰서십을 거절했다. 또 유엔아동기금(UNICEF)의 로고를 유니폼에 노출시키는 대가를 받지 않았으며 오히려 구단 수입의 0.7%를 기부하기도 했다. 협동조합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 And 엔터스포츠] ‘개미군단’ 협동조합, 축구팀을 키운다
축구구단 운영에 뛰어든 협동조합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716433&code=12160000&cp=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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