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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자랑'이 된 '재미교포 소녀' 클로이 김

youngsports 2017. 2. 7. 11:37




"그녀는 바구니에서 인형을 집어 올리듯이 금메달을 수확했다."
"그녀는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의 길을 가고 있다."
"2016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소녀 30명에 선정"
"세상을 바꿀 21세 이하 여성 21명에 선정"

미국 언론으로부터 이렇게 찬사를 받고 있는 선수는 ‘천재 스노보더’로 불리는 16살 재미교포 소녀 클로이 김입니다. 다음 주말 평창에서 열리는 스노보드 월드컵에 참가하는 클로이 김은 미국 국무부의 ‘스포츠대사‘자격으로 어제(6일) 일찌감치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클로이 김은 대회 직전까지 국내에서 각종 홍보 행사에 참석하고 미국 국가대표티팀인 ’팀 USA‘를 대표해서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나 교류할 계획입니다. 또 미국 대사관은 한국과 미국 기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그녀를 위한 만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클로이 김은 이처럼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스노보드 스타’입니다. 14살이던 2015년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대회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릴레함메르에서 열린 유스올림픽에서는 미국대표팀 기수를 맡았고, 하프파이프와 슬로프스타일 2종목에 출전해 모두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또 프로 스노보드 대회인 X게임 슈퍼파이프 3회 연속 우승, 8회 연속 하프파이프 국제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1인자로 우뚝 섰습니다. 지난해 US그랑프리에서는 공중에서 3바퀴를 도는 '1,080도 기술'을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2회 연속 성공해 100점 만점을 받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역대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100점 만점을 받은 선수는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에 이어 클로이 김이 2번째고, 여자 선수로는 최초입니다. 이처럼 클로이 김은 어린 나이에 연이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 아빠의 사랑으로 성장한 ‘천재 소녀’
 
▲ 위대한 스노보더 클로이 킴을 만든 위대한 아빠 (California Dreamer: Behind snowboarding great Chloe Kim is one great dad)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 부모 밑에서 2000년 4월에 태어난 클로이 김은 캘리포니아 남부 도시인 라 팔마에서 성장했습니다. 4살 때부터 스노보드를 타기 시작해 6살 때 전미 챔피언십에서 3위에 오르며 천재성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아빠 김종진 씨의 헌신으로 쑥쑥 자라났습니다.

ESPN은 클로이 김의 아빠 김종진 씨를 "800달러를 들고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LA에 정착한 한국인"으로 소개했습니다. 그만큼 클로이의 가정형편은 어려웠고, 그래서 아빠의 헌신은 눈물겨웠습니다.

김 씨는 클로이가 8살 때 친척이 사는 스위스로 스키 유학을 함께 떠납니다. 김 씨와 클로이는 숙소가 있던 제네바를 새벽 4시에 출발해 하프파이프 시설이 있는 프랑스 아보리아에서 훈련을 한 뒤 밤 11시에 집에 돌아오는 일상을 2년간 반복했다고 합니다. 자동차가 없어 기차를 두 번 갈아타야 하는 강행군이었습니다. 클로이는 스위스에서 보낸 시간이 스노보더로서 기량을 가장 많이 키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클로이 김
클로이 김

10살 때 미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아빠는 언제나 클로이와 함께 했습니다. 주말이면 새벽 한 시에 집에서 출발해 400km가량 떨어진 훈련장 ‘매머드 마운틴’을 왕복했습니다. 아빠가 운전하는 6시간 동안 딸은 뒷자리에서 새벽잠을 잤고, 아빠는 딸이 훈련을 하는 동안 차에서 낮잠을 자는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클로이 김은 "아빠의 헌신이 없었다면, 지금의 영광도 없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한때 차가 없어 기차를 타고 다녀야 했던 클로이는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오른 지난해부터 대기업들의 후원을 받으면서 많은 부와 명예를 얻었습니다. 일본 기업 토요타는 운전면허증도 없는 클로이에게 자동차를 선물했고, 조금씩 멋을 부릴 사춘기 소녀에게 한국의 화장품 기업도 후원에 나섰습니다.

● '숀 화이트'의 길을 걷는 클로이 김

클로이 김
클로이 김

미국 언론이 클로이 김에 더욱 주목하는 이유 중 하는 ‘스노보드 황제’로 불리는 숀 화이트와 많이 닮은 길을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숀 화이트 역시 어릴 적부터 천재적인 능력을 보이며 주목을 받고, 어려운 가정형편을 딛고 성장했습니다. 30년 된 낡은 밴을 ‘숙소’ 삼아 5명의 가족들과 함께 고생하며 올림픽을 2회 연속 제패한 화이트의 스토리는 감동을 더했습니다.

2006년 토리노와 2010년 밴쿠버 올림픽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따낸 숀 화이트는 지난 소치 올림픽 때는 부상으로 4위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 섰습니다. 어느덧 31살이 된 숀 화이트는 지난 주말 US 그랑프리에서 4년 만에 정상에 오르며 화려하게 복귀했습니다. 화이트는 평창 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정상 도전을 선언했습니다.

평창 올림픽은 ‘스노보드 여제 등극’을 노리는 클로이 김과 ‘황제의 귀환’을 알리려는 숀 화이트의 ‘콜라보 무대’로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주영민 기자nag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