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Column

한국 프로구단 시스템과 키움히어로즈의 한계

youngsports 2020. 10. 9. 13:34

<인터넷 인용 글>

 

리그 3위 ‘성적 부진’이 감독 책임? 차라리 직접 감독을 하시라 [배지헌의 브러시백]

 

-감독은 ‘필드 매니저’ 키움 히어로즈의 차별화된 감독관

-염경엽 대신 운영팀장, 준우승 감독 대신 투수코치, 이제는 전력분석원 출신 감독대행

-“감독 하나 바뀐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 없다” 키움 감독관 보여주는 한마디

-성적 부진이 감독 책임? 선수단 잘못 구성하고 운영 개입한 구단이 책임져라

 

키움 히어로즈 김창현 감독대행(사진=키움)

 

[엠스플뉴스]

 

“감독에 대한 정의가 다를 수 있다.”

 

키움 히어로즈 김치현 단장은 10월 8일 고척 NC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신임 김창현 감독대행을 향한 우려에 관해 이같이 답했다. 키움은 이날 손혁 감독을 ‘자진사퇴’ 형식으로 내보내고 전력분석원 출신 김창현 퀄리티 컨트롤(QC) 코치를 감독대행에 임명해 큰 파문을 빚었다.

 

김 단장은 “우리 구단에서 생각하는 감독은 ‘필드 매니저’ 역할이지 기술 파트가 아니다. 투수, 수비, 타격 등 각 파트별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하고 선수단을 관리하는 게 역할이다. 수석코치와 함께 상의하고, 수석코치가 보지 못한 부분을 보완해줄 수도 있다. 그런 역할을 김창현 감독대행이 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장 운영의 절대적 권한을 손에 쥐고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휘어잡으며 천재적 두뇌 회전으로 ‘신의 한 수’를 두는 전통적 감독상은 키움이 생각하는 이상적 감독과 거리가 멀다. 키움의 관점에선 감독도 각 파트별 코치나 프런트 팀장처럼 언제든 갈아 끼울 수 있는 시스템의 한 부분이다. 기존 야구계에서 생각하듯 감독 한 사람 바뀐다고 크게 달라질 건 없다.

 

그 자신감으로 키움은 ‘염갈량’ 소리까지 듣던 염경엽 감독을 보내고 현장 코치 경험이 전무한 장정석 운영팀장을 감독 자리에 앉혔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 뒤엔 장 감독과 재계약 대신 SK 손혁 투수코치를 새 감독으로 임명했다. 그리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김창현 QC 코치로 사령탑을 갈아 치웠다. 김창현 감독대행은 대학까지 선수 생활을 하긴 했지만 프로 선수 경험은 없다. 작년까지는 전력분석원으로 그라운드 밖에서 분석 업무를 수행했다. 파격적인 인사다.

 

김 대행은 8일 선수단과 첫 미팅에서 “달라지는 건 없다. 바뀌는 건 감독 자리 하나뿐, 그 외엔 바뀌는 게 없다”고 강조했다. 감독 한 사람이 바뀐다고 크게 달라질 건 없다. 키움이 감독이란 자리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잘 드러내는 한 마디다.

 

고위층의 현장 간섭, 자진 사임 말장난, 이상한 구단 구조…나쁜 건 골라 닮는 키움

 

8일 자리에서 물러난 손혁 감독(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아이러니한 건 이처럼 전통적인 감독의 역할을 부정하는 팀 감독이 ‘성적부진’을 이유로 물러났다는 점이다. 

 

키움은 8일 기준 리그 3위에 올라 있는 상위권 팀이다. 2위 KT와 승차는 1경기에 불과하다.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기회도 남아 있다. 이와 관련 김치현 단장은 “기대치라는 게 다르다. 처음 시즌을 시작할 때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전력 면에서 상대적인 기대치가 다르다고 느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키움이 생각하는 감독의 역할이 ‘중간 관리자’라면, 지금 키움의 ‘성적부진’은 감독의 책임이 아니다. 감독은 어디까지나 구단에서 짜놓은 선수 구성을 갖고 관리하는 역할에 불과하다. 선수단을 구성하는 건 구단 몫이고, 운동장에서 야구하는 건 선수들 몫이다. 감독이 여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키움이 바라보는 관점에선 그래야 한다.

 

키움 외국인 타자들은 올 시즌 도합 홈런 2개를 때리는 데 그쳤다. 키움은 돈 몇 푼 아끼려고 홈런타자 제리 샌즈와 재계약하지 않은 팀이다. 일본으로 건너간 샌즈는 홈런을 펑펑 때리고 있다. 샌즈 대신 데려온 테일러 모터는 외국인 선수보단 아내를 너무 사랑하는 외국인 관광객에 가까웠다. 모터 대신 데려온 에디슨 러셀도 속 빈 강정으로 판명 났다. 이런 외국인 타자를 데리고 3위 하는 걸 감독 책임으로 돌리긴 어렵다.

 

올 시즌 키움 주전 선수들은 시작도 끝도 없는 부상 미로를 헤매고 있다.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 최원태, 이승호, 안우진, 박병호 등 주전 선수들이 시도 때도 없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키움 관계자는 “베스트 멤버로 경기한 게 3경기밖에 안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관리해주는 데도 선수들이 계속 들것에 실려 나가는 건, 감독 책임이 아니다. 

 

키움은 리그 최다실책 팀이다. 중요한 상황마다 클러치 실책으로 점수를 내주고 황망하게 패하는 경우가 유독 올 시즌 들어 잦았다. 나가서 실책하는 건 감독이 아닌 선수들이다. 그 선수들을 사 모으고 구성한 건 구단이다. 실책으로 중요한 경기를 내준 걸 감독 책임이라 하긴 어렵다.

 

그런데도 손 감독은 퇴진 전까지 재임 기간 내내 엄청난 비난 여론에 시달렸다. 키움이 생각하는 감독의 비중이 크지 않다면, 키움의 ‘성적 부진’에는 전력을 잘못 구성한 구단과 야구를 못 한 선수단의 책임도 적지 않다. 하지만 모든 비난의 화살은 감독에게 집중됐다. 이상한 일이다.

 

더구나 팬들의 비난을 받은 키움 현장의 여러 결정은 100% 감독의 판단으로 이뤄진 것도 아니다. 키움 사정에 밝은 관계자와 손 감독을 잘 아는 야구인은 엠스플뉴스에 “손 감독이 허민 이사회 의장의 과도한 간섭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허 의장이 선수 구성과 기용은 물론 경기중 감독의 작전에까지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구단주나 구단 사장의 과도한 간섭으로 팀이 망가진 사례는 많았다. 하지만 그간 키움에서 벌어진 일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새로운 야구’를 한다는 팀에서 기존 구단들이 하는 온갖 구태란 구태는 다 저지르고 있다. ‘옥중지시’로 선수단 운영에 개입한 구단주가 사라지자, 그 구단주의 전횡을 감시하라고 데려온 세력이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고 있다. 

 

감독의 역할을 ‘필드 매니저’로 제한하는 키움의 방식은 프런트에서 합리적이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려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그 결정이 야구 좋아하고 돈 많은 괴짜 한 사람의 즉흥적인 판단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라면, 좋은 결과가 나올 리 만무하다. 

 

감독을 잘라 놓고 ‘자진 사임했다’고 말장난하는 행태도 기존 구단들이 해온 구태의 답습이다. 만약 현장 감독의 역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교체했다면, 당당하게 자신들의 결정을 공개하고 이유를 설명하면 된다. 구단이 결단을 내린 이유와 앞으로 비전을 설명하고 결과로 평가받으면 될 일이다. 하지만 키움은 손 감독의 잔여 연봉까지 고스란히 지급하면서 ‘자진 사임’이라는 말장난 뒤에 숨었다. 기존 구단들이 해온 일과 똑같다.

 

일각에선 이번 손 감독의 사임이 키움의 이상한 프런트 고위층 구조와 관련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키움은 프런트 직원 평균연봉은 10개 구단 최저 수준인데, 고위 임원 숫자는 제일 많은 특이한 구단이다. 허 의장이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인사들을 ‘마케팅/홍보 상무’로 데려오고, 스카우트 담당 임원으로 영입해 친위세력을 구축했다. 키움 사정에 밝은 야구 관계자는 “이번 손 감독 경질 과정에 다른 구단에서 새로 영입한 임원이 개입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감독 갈아치운 키움 구단, 실패했을 때 책임도 구단이 져야

 

잊을만 하면 문제를 일으키는 키움 구단의 가장 큰 피해자는 팬과 선수들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치른 감독대행 첫 경기에서 키움은 NC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김창현 감독대행의 말대로 크게 바뀐 건 없었다. 키움은 전날 경기와 거의 동일한 라인업을 내세웠다. 선수들은 2회 빅이닝을 만들며 9점을 뽑아냈다. 4회 이후로는 이닝마다 투수를 바꿔가며 NC의 추격을 차단했다. 이날 벤치에서 내린 여러 결정은, 손 감독이 자리를 지켰다면 내렸을 만한 결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키움은 9일 이후 정규시즌 11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포스트시즌도 지금의 감독대행 체제로 치를 예정이다. 가을야구를 앞둔 팀이 감독을 바꾸고 대행을 앉혔다는 건, 구단의 생각에 기존 손혁 감독보다는 김창현 감독대행 제체가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란 얘기가 된다. 

 

김치현 단장도 “얼마 안 남은 시즌 매 게임 매 게임 이기는 게 목표다. 최고의 목표는 2등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승을 위해 김창현 감독대행이 최선인가’란 질문에도 “그렇다”고 수긍했다.

 

키움은 우승을 위해 손혁 감독이 아닌 감독대행 체제를 선택했다. 그 선택이 옳았는지 틀렸는지는 다가오는 포스트시즌에서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구단이 성공했을 때 공만 가져가지 말고 실패했을 때 책임도 졌으면 좋겠다. 현재 3위에 그치고 있는 키움의 성적은 감독보다는 구단의 책임이다. 

 

그리고 키움을 움직이는 최고위 인사는 대리인들 뒤에 숨어 야구를 농락하지 말고, 차라리 직접 앞에 나와서 권력을 마음껏 행사하셨으면 한다. 가능하면 직접 감독을 맡아서 선수도 기용하고 작전도 내면 어떨까. 감독 그까짓 거, 누굴 앉혀놔도 크게 달라질 거 없는 별거 아니지 않은가.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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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구단의 탄생은 정치 권력과 재벌들에 의한 홍보, 혹은 개인적 욕망에 의해서 출발되었고

지극히 기형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외국 선진 시스템도 잘 정비되고 운영되는 사례들이 많지만 EPL이든 라리가 든 미국 4대 프로리그 등

사람들의 이익과 욕망으로 다양한 사건 사고가 무수히 발생한다.

한국만 보더라도 현대가의 축구협회 및 축구구단 지배시스템이 수십년간 세습되어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고

삼성 역시 프로 스포츠단을 마케팅 회사인 제일기획으로 보내어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다.

현실을 인정하더라도 전북 축구단처럼 스포츠 매니지먼트와 마케팅을 나름대로 운영하여 정상적인

프로 시스템을 지향하는 긍적적인 사례도 물론 존재한다. 

농구의 울산 현대 모비스도 감독과 선수단 운영이 냉정하다는 프로 시스템의 다양성을 보여주지만

스포츠 현장을 이해하고 감독과 선수단을 존중하는 철학이 지배하고 있다.

 

한국 스포츠 비지니스는 모든 프로 구단 시스템의 세 축인 선수, 구단, 서포터즈 중 소유주 일방이 모든 의사결정을

좌우하다보니 소유주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상적인 스포츠 시스템과 철학이 부정되어 사기업처럼 운영되어 상식적이고

페어플레이를 지향하는 스포츠 환경이 거의 조성되지 않는다.

 

키움의 사례는 스포츠를 투기로 악용한 이장석 전 대표와 본인의 사적 만족을 위하여 키움 구단 전체를

장악한 사이비 스포츠 운영자 허민과 스태프, 더하여 임은주라는 스포츠계의 최순실과 같은 이가 활개치고 

있는 것으로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된다.

장정석과 손혁 감독 또한 정치적인 관계로 이장석, 허민과 손을 잡았다가 숙청을 당한 케이스다.

손혁 감독 또한 허민과의 개인적인 친밀관계로 인해 감독으로 내정되어 구단에 취임했지만 임은주 케이스처럼

스스로 감독까지 다 하려는 허민의 개인적인 야욕에 선을 넘는 지경에 이르러 서로 결별하게 된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자업자득인 셈이다.

 

결론적으로 한국 스포츠 산업은 소유구조를 독일 분데스리가 처럼 51%룰(서포터즈 등 소액 주주가 51% 기업 대주주는

49%까지 소유권 허용)을 적용한 소유구조 분산과 이익 창출이 가능한 경영시스템으로 변화하지 않는 한 무수하게

순환 반복되게 될 슬픈 생태계이다.

 

내가 좋아하는 이정후, 김하성, 서건창 선수가 있는 키움 히어러즈 선수들을 마음속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