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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교수들의 강의법' 저자 미국의 교육 전문가 켄 베인

youngsports 2017. 1. 11. 12:47

창의 교육 프런티어들] [5] '名교수들의 강의법' 저자 미국의 교육 전문가 켄 베인

"스스로 고민·분석하는 '딥 러너'… 지식으로 또다른 지식 창조해내
모든 인간은 창의성 갖고 태어나… 공부하는만큼 지능·재능도 발전
무조건 '똑똑하다' 칭찬하기보단 어떤 노력했는지를 칭찬해줘야"

"전략적 학습자는 '이번 시험에서 1등 하겠다' 같은 제한적 목표밖에 설정할 줄 모른다. 틀을 깨는 창의적 인재가 되기 어렵다. 스스로 깨닫고 발전하는 '딥 러너(deep learner)'를 키워야 창의성이 꽃필 것이다."

미국 '최고 교수법 연구소'의 설립자 켄 베인(74·사진)은 9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의 교육 방식으론 창의적 인재를 키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워싱턴DC대 교수를 지낸 베인은 저서 '미국 최고의 교수들은 어떻게 가르치는가'에서 미국 최고 강의를 하는 대학 교수 60~70명의 강의·행동·사고방식 등을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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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 교수법 연구소
―창의성은 타고나는 것인가, 후천적으로 계발하는 것인가.

"모든 인간은 고유한 창의성을 갖고 태어나지만 후천적으로 더욱 키워줘야 한다. 현재 대다수 국가의 교육 방식은 교사·교수 한 명이 다수 학생에게 일방적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인데, 이 방식은 오히려 창의성을 죽인다. 대부분 학교는 지식 활동의 가장 낮은 단계인 '암기력'만 시험할 뿐 창의성을 끄집어내지 못한다. 창의성은 암기뿐 아니라 지식을 스스로 분석, 적용, 평가하는 단계를 모두 경험해야 발현할 수 있다."

―한국 학생들의 국제학업성취도(PISA) 성적은 세계 상위권인데 과목에 대한 흥미는 매우 낮다.

"좋지 않은 신호다. 한국 교육이 '전략적 학습자'만 양산할 뿐 창의적 인재를 키우지 못하는 것 같다. 전략적 학습자는 배운 걸 달달 외워 높은 점수를 받을 줄 안다. 창의성 측면에서 최상 단계인 심화 학습자는 '딥 러닝(deep learning)'이 가능한 이들이다. 기존 지식을 흡수할 뿐 아니라 그 위에서 생각하고, 분석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조한다."

―'딥 러닝'하는 학생들을 키우려면.

"'성장형 사고(growth mindset)'를 갖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지능과 재능은 고정돼 있지 않고 노력에 따라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성장형 사고'를 가지면 '나는 지금 이만큼밖에 모르지만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배움에 임한다. 심화 학습자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반대로 '고정형(fixed) 사고'는 재능은 타고나며 바뀌지 않는 것이란 생각이다. 이런 생각을 주입받은 아이는 '내 수준은 여기까지'라고 결론짓고 생각의 창을 닫아버린다. 아주 똑똑한 학생도 '고정형 사고'에 빠지면 '나는 똑똑하니까 더 배울 필요 없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학생은 전략적 학습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고의 차이는 어디서 결정되나.

"부모나 교사는 자신도 모르게 '넌 참 똑똑하구나' 하고 아이들을 칭찬해주는데, 이런 칭찬은 오히려 고정형 사고를 부추긴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아이의 머릿속에 '재능은 타고난 것'이란 인식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앞으로 아이가 학교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넌 참 똑똑해'라고 하기보다 아이가 노력한 과정을 짚어서 칭찬해줘라. 아이 스스로 어떤 노력이 어떻게 성장으로 이어졌는가를 파악하게 이끌어주는 것이다."

―창의성을 끌어내는 가장 효과적 방법은 무엇인가.

"학생들을 소규모 그룹으로 나눠 난생처음 마주하는 문제를 스스로 풀게 해보라. 되도록 기존 통념으로는 이해하기조차 어려운 문제를 줘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 협업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배운 지식을 총동원해 생각, 분석,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실패'를 경험할 것이다. 기존에 없는 새로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딥 러닝'에 빠져드는 그 순간 창의성이 발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