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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는 왜 e스포츠팀 인수에 뛰어들었나

youngsports 2016. 6. 14. 13:01

맨유는 왜 e스포츠팀 인수에 뛰어들었나

조진호 기자 ftw@kyunghyang.com


‘e스포츠는 대폭발 직전의 활화산.’

글로벌 시장에서 e스포츠의 인기와 위상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날로 확산되는 저변에 힘입어 유럽과 북미에서 전통적인 프로스포츠를 이끄는 자본들이 e스포츠에 관심을 보이는가 하면 <ESPN> <뉴욕타임스> <BBC> 등 주류 미디어들도 특집기사를 잇따라 내는 등 ‘e스포츠의 주류 스포츠화’를 점치는 목소리도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잉글랜드 프로축구(EPL)의 명문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e스포츠팀 인수에 뛰어들었다는 보도는 e스포츠의 성장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맨유는 <FIFA온라인>과 <오버워치> 팀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전 세계 프로 스포츠클럽 가치평가에서 1~2위를 다투는 맨유가 e스포츠팀 운영을 준비한다는 사실만으로 빅뉴스가 되기에 모자람이 없다는 평가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장면.



하지만 맨유의 사례가 e스포츠에서 더 이상 특별한 일은 아니다. 맨유에 앞서 이달 초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발렌시아가 <리그 오브 레전드>(LoL)와 <FIFA온라인> 팀 창단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미 e스포츠팀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살케04는 <LoL> 종목 ‘엘리먼츠’팀의 시드권을 인수한 뒤 새롭게 팀을 만들어 유럽 ‘LoL리그’에 참가 중이다. 또 EPL의 웨스트햄과 분데스리가의 볼프스부르크도 e스포츠 선수를 영입, 팀 로고를 달고 e스포츠 대회에 출전시키고 있다.

유럽에서 축구단이 나서고 있다면, 북미에서는 NBA가 적극적이다.


새크라멘토 킹스가 2015년 <LoL> 팀 ‘NRG’를 창단해 이창석(전 진에어)과 정언영(전 SKT) 등 한국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고, LA 레이커스에서 3번이나 NBA를 제패한 스타 릭 폭스는 ‘에코 폭스’라는 <LoL> 팀을 만들었다. 또 댈러스 매버릭스의 구단주인 마크 큐반은 e스포츠 갬블링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기도 했다.


이밖에 브라질의 명문 축구클럽인 산토스는 <LoL> <배틀필드> <CSGO>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팀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왜 e스포츠인가?

전통의 스포츠클럽들이 e스포츠에 관심을 갖는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먼저 기존 팀 운영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축구의 경우 25세 이하 팬층의 규모가 날로 감소하고 있는 것에 대한 고민과 관련이 깊다는 게 e스포츠계의 분석이다. 한마디로 젊은 층 사이에서 급성장 중인 e스포츠를 활용해 팬들의 ‘로열티’를 옮겨 가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김종성 한국e스포츠협회 홍보팀장은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이 축구클럽에 <FIFA 온라인> 팀 운영을 장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유럽 축구계의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스포츠를 즐기는 유럽의 팬들.

하지만 전통의 스포츠클럽들이 e스포츠에 관심을 갖는 근본적인 이유는 e스포츠 자체의 시장성과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올해 초 “글로벌 e스포츠 시청률이 슈퍼볼과 경쟁하는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고의 경제 전문지에 의해 e스포츠가 세계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 ‘슈퍼볼’의 경쟁자로 지목된 셈이다. 또 ESPN이 올해 초 e스포츠 섹션을 오픈한 것을 비롯해 <CNN> <뉴욕타임스> <BBC> 등 유수의 미디어들도 e스포츠 산업의 현황과 가능성을 짚는 보도를 내기도 했다.

이밖에 아마존이 e스포츠·게이밍 채널 ‘트위치’를 10억 달러에 인수하고, 페이스북 등이 관련 플랫폼을 내놓는 등 글로벌 IT기업들의 e스포츠 참여도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뉴주’는 전 세계 e스포츠 시장이 2019년까지 연평균 40.7%의 성장률을 기록, 10억7200만달러(약 1조2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종성 팀장은 “러시아 정부가 17일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로 등록하기로 하는 등 e스포츠의 잠재력을 기존 프로 스포츠계 시장이 진지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며 “프로스포츠 구단의 체계, 인프라 등이 접목되면 e스포츠 시장의 질적·양적 성장에 획기적인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