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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 와이드] '50+1 룰', 분데스리가의 성장 막는다고?

youngsports 2015. 4. 21. 15:26

[스포탈코리아]50+1 Rule.


유럽 탑 리그중에서 오직 분데스리가에만 존재하는 룰로 클럽 자체, 혹은 팬들이 클럽의 지분 50+1만큼을 가지고 있음으로써 외부 자본이 클럽을 소유하지 못하게 억압하는 룰을 말한다. 이 때문에 분데스리가의 팀들은 현재 오일머니를 통한 강력한 투자로 팀을 부풀려나가는 다른 리그들의 팀들과는 달리 적은 투자로 튼튼한 실속을 다지며 이적시장을 조용히 보내는 편이다.

물론 이 룰에 대한 예외의 경우를 가지고 있는 클럽들도 있다. 애초에 바이엘과 폭스바겐이라는 각각의 자회사를 등에 업고 창단한 경우의 바이엘 레버쿠젠과 VFL 볼프스부르크. 디트마 홉이라는 갑부 구단주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비약적인 성공을 일궈낸 호펜하임. 이러한 구단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외부 자본이 개입됐다는 사실 말고 하나 더 있다. 바로 독일 현지에서 이러한 "50+1"룰을 벗어나는 행보에 대해 상당한 비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호펜하임 같은 경우에는 슈거 대디의 직접적인 투자, 그것도 편법을 통한 투자가 진행됨으로써 오랫동안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물론 "우리 클럽이 외부 자본을 유치 못하는데 너희 클럽은 그럴 수 있어?" 이런 심보로 그들을 지적질 하는 것이 아니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니다. 분데스리가 팀들은 물론 분데스리가의 팬들은 오일머니의 개입을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왜? 팀에 이렇게 어마 무시한 자본이 유입되면서 슈퍼스타를 영입하고 내가 응원하는 클럽이 우승하게 된다면 이보다 축구팬에게 더 큰 선물이 있을까? 많은 축구팬들의 생각이 이와 같지만 적어도 분데스리가 클럽과 팬들에겐 그렇지 않은가 보다. 실제 해외 분데스리가 팬 포럼중 "50+1"룰에 관련된 논쟁, 아니 논쟁이라고 할 것도 없다. 대다수의 팬들이 이에 찬성하기 때문이다. 분데스리가 팬들은 그들의 "50+1"룰은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들이 팀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가지며 클럽과 함께 한다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고객이 아닌 팬들을 위한 축구, 사업이 아닌 스포츠를 분데스리가 클럽들은 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오일머니를 거부하는 팬들의 모습은 분데스리가 팀들에게서도 또한 보여진다. 실제로 2009년, "50+1"룰 폐지와 관련된 36개의 상위 클럽들의 투표가 진행되었고 무려 32개의 반대 표가 나왔다. 찬성 표는 고작 1개뿐이었다. 클럽도 원하지 않고, 팬도 원하지 않는 시스템을 왜 억지로 적용시켜야 할까? 이렇게 반대하는 것은 분명히 "50+1" 룰을 시행함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부정적인 효과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데스리가의 장점이자 지금과 같은 성장기의 원동력이된 자국 유소년. "50+1" 룰이 시행되지 않을경우에 유스 시스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것이며 이는 클럽 및 팬들이 우려하는 부정적인 효과 중 하나이다. 외부에서 슈퍼스타들을 영입하는 경우, 자국의 유소년들이 성장할 기회를 얻기 힘들고 이는 국가 대표의 쇠퇴로 이어진다. 세계 최고의 리그로 자리 잡은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와 상반되게 가면 갈수록 추락하는 잉글랜드 국가대표를 그 예로 볼 수 있다.

분데스리가는 비록 가지고 있는 파이 자체가 작지만 그 작은 파이를 이적료보다는 구단의 내부적인 발전과 유소년 발굴에 힘썼으며 그 결과 대외 컵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그리고 이와 같은 노력이 틀리지 않았음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으로 여실히 증명했다. 물론 외부 자본을 적절히 활용해 자국 유소년을 더욱 쉽고 강하게 성장시킨다는 스토리 또한 일어날 수 있으나 머니 파워로 슈퍼스타를 끌어모으는 지금 축구 시장에서 많은 돈을 쏟아부어 유망주들의 꽃봉오리가 피어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그런 아량 넓은 구단주는 찾기 힘들 것이다.

슈가 대디의 등장에 따른 또 한 가지의 부정적인 면은 구단주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이다. 한 명의 구단주에게 기대는 구단은 급격한 성장과 동시에 급격한 몰락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스코, 카졸라, 반 니스텔루이 등. 질적으로 훌륭한 선수들과 과거의 슈퍼스타들을 고루 영입하면서 말락티코라는 별명을 얻었던 말라가. 에투, 윌리안, 삼바등을 영입하며 러시아의 강호로 거듭날 것이라 예상됐던 안지. 두 클럽은 오일머니 클럽의 실패의 대표적인 사례로서 실제로 두 클럽은 외부 자본이 빠져나간 직후 클럽 자체적으로 크나큰 위기를 맞게 되었다.

과연 만수르에게 어떠한 일이 생기면 맨시티는 어떻게 될까? 로만이 부재하게 될 경우의 첼시는? 물론 이와 같은 극단적인 예는 쉽사리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앞서 말한 말라가와 안지의 경우 단순 구단주의 변심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꼽혔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만수르와 로만은 각자 맨시티와 첼시에 애정이 큰 구단주로 유명하며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허나,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누구도 모르는 법이다. 축구계에 오일머니가 지속적으로 투입되면서 하나 둘 한 두 명의 구단주에 클럽이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음과 동시에 제 2의 말라가, 제 2의 안지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거란 이유는 없다.

이와 관해 분데스리가의 팀들은 큰 걱정을 하지 않는 상황이다. 분데스리가가 유럽 내에서 가장 건전한 리그 중 하나임은 많은 축구 팬이 알고 있는 사실일 터, 이 또한 "50+1" 룰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큰 지주가 클럽 그 자체이자 팬들이기에 클럽에 부담이 되는 과한 소비를 꺼리고, 보다 더 면면히 따져보고 실속있는 지출을 할수밖에 없다. 여기서 중요한 건 분데스리가는 이러한 오일머니의 유입 없이도 계속해서 성장 중이란 것이다.

클럽 내의 유소년 발굴과 인프라 조성에 힘쓰며 계속해서 발전시켜온 분데스리가의 팀들은 어느새 UEFA 클럽 랭킹에서 천문학적인 이적 자금을 사용하는 프리미어 리그의 턱 끝까지 따라붙었다. 물론 단기적인 토너먼트에서 분데스리가 팀들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보여줘왔으나, 승리하는 것을 언론은 "이변"이라고 이야기 할정도로 동네북이었었던 과거의 그 당시를 회상해 보면 분데스리가는 명확하게 발전 중이며 또 무궁무진한 잠재성을 가지고 있음이 틀림없다. 과연 외부 자본이 개입된다고 해서 분데스리가가 이보다 더 좋은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꼭 그렇다고 장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위와 같이 분데스리가는 '50+1' 룰의 존재에 불구하고 대외 컵에서의 경쟁력을 잃지 않음과 동시에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이 룰이 있는 한 팬들이 곧 클럽이며 클럽이 곧 팬이다.

해외 축구 포럼을 보던 중 한 명의 분데스리가 팬의 이에 관한 한마디를 통해 쉽게 알 수 있었다. 독일 축구팬들의 클럽에 대한 충성심과 사랑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왜 그렇게 크나큰지.

"I have a better suggestion - why don't we implement a similar rule in every league, kick out rich owners and ban private ownership altogether. Maybe then we'd have something similar to football onceagain."

난 더 나은 제안이 있어. - 이와 같은 50+1 룰을 모든 리그에 적용시켜 기름쟁이들을 쫓아내고 이러한 클럽의 개인적인 소유를 모조리 금지 시키는 게 어때? 그렇게 된다면 우린 축구 다운 축구를 다시 한번 더 할 수 있을지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