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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개발자, 파벨 두로프 인터뷰

youngsports 2014. 10. 22. 14:56

"한국 국민들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으며 당신들의 성공을 빈다."

텔레그램 개발자 겸 CEO인 파벨 두로프(30)가 <팩트TV>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카카오톡 검열과 이로 인한 사이버 망명 사태에 대해 한국 국민들의 능동적인 행동을 주문한 것이다. 파벨은 '안정을 위해 자유를 포기한 자는 둘 중 어느 것도 가질 수 없고 가질 자격도 없다'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파벨은 2006년 러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브이콘탁테'(VKontakte·이하 VK)를 출시했다. 현재 VK는 이용자 수가 약 1억 명에 달하며, 파벨은 2억6000만달러의 자산가로 성장했다. 지난해 8월, 텔레그램을 개발한 파벨은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반정부시위 주동자의 개인정보를 넘겨달라는 요구를 거부했다. 이로 인해 갈등을 빚은 파벨은 카리브해 국가 세인트키츠 네비스에 25만 달러를 기부하고 시민권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7일 진행된 서면 인터뷰에서 그는 연쇄 탈퇴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카카오톡에 대해서도 "나 또한 러시아에서 VK를 운영할 때 비슷한 상황을 겪었기 때문에 그들의 상황을 잘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때의 경험이 텔레그램을 물리적, 법적으로 여러 나라의 관할로 나눠지도록 설계한 이유"라며 "이 때문에 텔레그램은 특정 국가의 정치권력이나 법률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밝혔다. 

텔레그램 한국 서비스와 관련해 그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용 한국어 버전의 텔레그램 앱을 오늘(10월 18일) 애플에 제출해 검토단계에 있다"며 "텔레그램 데스크톱 버전도 곧 한국어로 번역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수익모델 창출 방안에 대해 그는 "내년에 몇몇 부가적인 유료 기능을 개발하거나 텔레그램 이용자에게 기부를 요청할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한국인들이 텔레그램을 자신의 친구들에게 추천한 것에 대해 감사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텔레그램의 모든 메시지는 암호화되고 지정 기간 이후에는 자동 삭제된다. 메시지 전송도 엄격한 암호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감청 할 수 없다. 카카오톡 검열 논란이 이어진 이후 텔레그램 한국 가입자가 200만 명이 넘어섰다. 텔레그램은 한국어판을 출시해 한국 서비스를 확대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 텔레그램, 공식 한글버전 출시... 카카오톡 위협하나).

다음은 파벨이 <팩트TV>와 나눈 서면 인터뷰 전문이다. 

"잠재적 공격 막기 위해 암호화 연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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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텔레그램 개발자인 파벨 두로프. 그는 지난 17일 <팩트TV>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사이버 망명 사태와 관련해 "한국 국민들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으며 당신들의 성공을 빈다"고 말했다.
ⓒ 파벨 두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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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정부가 VK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넘기고 페이지를 폐쇄하라는 공문을 보내자 이를 거절하고 망명의 길을 떠났다. 억만장자의 반열에 올랐는데, 왜 이런 선택을 한 것인가?
"돈이 내 인생에서 우선순위였던 적이 없다. 어떤 종류의 부동산이나 요트, 차 등을 소유하거나 소유할 의향도 없다. 내게 중요한 것은 내가 정직한 사람이 될 수 있는지와 내가 올바르다고 믿는 것을 지킬 수 있는가이다."

- 한국에서는 정부의 사이버 검열이 최대 현안이 되고 있다. 또 메신저 서비스업체인 카카오톡이 수사기관에 개인의 대화 내용을 제공함으로써 '사이버 망명' 사태를 야기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는가? 또 한국 정부의 사이버 검열 문제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한국 국민들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으며 나는 당신들의 성공을 빈다. 내 개인적인 견해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에 잘 담겨있다. 즉, '개인의 안위를 위해 자유를 포기하는 자는 둘 중 어느 것도 가질 수 없고 가질 자격도 없다.'"

- 한국 정부의 사이버 검열이 카카오톡 탈퇴를 가속화했고, 이탈자들이 망명지로 찾은 곳이 텔레그램이다. 한국 가입자들이 급증하면서 한글버전을 출시하는 등 텔레그램은 '한국 검열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한국인 가입자들을 위한 추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는가?
"우리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존중하며 '텔레그램'에서 높은 수준의 한국어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용 한국어 버전의 텔레그램 앱을 오늘(10월 18일) 애플에 제출해 검토단계에 있다. 또한, 한국에서 텔레그램 데스크톱 버전의 호응이 좋아 텔레그램 데스크톱 버전도 곧 한국어로 번역될 예정이다."

- 텔레그램의 최대 장점은 대화내용을 암호화시켜 제3자가 모니터링 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 설정에 따라 서버기록도 완벽하게 사라지게 만든다. 향후 회원들의 개인정보 강화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가 있는가?
"텔레그램은 개발자들을 위해 개방된 플랫폼으로 운영한다. 한국어 버전에 최적화된 텔레그램 서드파티(공식적으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 외에 중소규모의 개발자들이 주어진 규격에 맞추어 제품을 생산하는 것)가 이미 출시됐다. 여러분이 언제든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열려있다. 

우리는 사생활 유출에 대한 모든 잠재적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강력한 암호화를 연구하고 있다. 우리가 개발한 어플리케이션의 암호는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평가하는 보안 전문가들에게 개방돼 있다. 10월 말에 전 세계인이 참가하는 대회를 열어 우리의 암호화 기술을 무력화 하는 기술을 겨뤄볼 예정이다."

"한국 친구들의 믿음과 응원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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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텔레그램] 한글화가 진행될 정도로 텔레그램의 유저수가 증가했다
ⓒ DEVCONC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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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톡을 비롯한 한국의 메신저 업체들은 뒤늦게 '감청 영장'을 거부하겠다며 이탈자를 막기 위해 안간힘이다. 한국의 메신저 업체들이 회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카카오톡이 현재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왜냐면 카카오톡의 모든 정보가 한 나라의 사법 관할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나 또한 러시아에서 VK를 운영할 때 비슷한 상황을 겪었기 때문에 그들의 상황을 잘 이해한다. 그때의 경험이 우리가 텔레그램을 물리적으로 또 법적으로 여러 나라의 관할로 나뉘도록 설계한 이유다. 이 점 때문에 우리는 특정 국가의 정치권력이나 법률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 현재 텔레그램은 광고 없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인 가입자 등 서비스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수익모델을 만들지 않을 것인가?
"우리는 철저한 보안이 보장되는 메시징 서비스가 무료로, 그리고 광고 없이 모두에게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고 확고히 믿는다. 또한 텔레그램이 지속가능하면서도 재정적으로 나 자신을 포함해 어느 누구에게도 독립적이길 원한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내년에 몇몇 부가적 서비스 이용을 유료화 하거나 텔레그램 이용자에게 기부 받는 방안을 생각 중이다."

- 한국 이용자들이 유명인부터 일반인들까지 텔레그램으로 망명 중이다. 망명을 준비 중이거나 망명한 한국인 이용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우리는 수많은 한국인들이 친구에게 추천해서 텔레그램의 영토를 확장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감사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당신의 믿음과 응원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