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way·Travel

노르웨이에서 잘 먹고 잘 자기①노르웨이에서 만난 북유럽식 밥상

youngsports 2012. 11. 21. 19:52

 

Norwegian Lifestyle
노르웨이에서 잘 먹고 잘 자기


독특한 먹을거리부터 잠드는 자리까지 노르웨이의 라이프스타일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이상향에 가까운 복지국가, 기기묘묘한 피오르드의 절경과 청정한 자연환경만을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식문화, 거주 문화도 피오르드처럼 신선한 충격이 될 수 있다. 멀고도 먼 노르웨이 여행길. 잘 먹고 잘 자는 노르웨이식 여행을 꿈꿔 보자.

글·사진 박우철 기자

취재협조 노르웨이관광국 www.visitnorway.com 스칸디나비안항공www.flysas.com


래디슨 블루 계열의 호텔에서만 볼 수 있는 칠리 스타일Chili Style 객실. 칠리 스타일 객실은 채도 높은 붉은 색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대형 고추모형과 의자, 커튼, 바닥까지도 붉은 색이다. 래드슨 블루 트롬소에서는 스탠다드 타입에서 이용할 수 있다

노르웨이와 러시아 국경에 위치한 가파휴켄Gapahuken 레스토랑의 셰프가 킹크랩의 다리를 이용한 요리를 만들고 있다. 그는 20년 경력의 베테랑 요리사로 대학에서 요리를 가르치고 있다. 가파휴켄은 키르키네스 러시아 국경 앞 호숫가에 위치하고 있어 호젓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레스토랑은 매년 6월부터 8월 말을 제외하고는 상시 개장하지 않지만, 메뉴와 식사 시간을 정하고 방문하기 하루 전날 예약하면 그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북노르웨이 킹크랩, 순록, 넙치 등 키르키네스 특산품을 재료로 한 요리를 제공하며, 특히 킹크랩 속살과 치즈를 절묘하게 배합한 푸딩은 별미다.www.storskog.no


●노르웨이에서 만난 북유럽식 밥상

여행에서 식탁은 허기를 채우거나 잠깐의 휴식을 가지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노르웨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무엇을 먹고 마시는지, 또 그 이유를 아는 것만으로도 노르웨이 여행의 진도가 확 빨라진다.

부드러운 고단백, 순록의 유혹

순록은 오래 전부터 노르웨이를 포함한 북유럽 사람들에게 친숙한 동물이다. 노루과科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사람에 의해 사육되는 순록은 우리나라 농가에서 키우는 소와 비슷히다. 젖을 짜 음료로 마시거나 치즈 같은 유제품을 만들며, 무거운 것을 운반할 때 동력으로 사용하기 도 한다. 또 유난히 춥고 긴 북구의 겨울을 버텨내기 위해서 노르웨이 사람들은 순록고기를 섭취하기도 한다. 순록고기는 단백질 함양이 높고 지방은 현저히 낮은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이다. 게다가 다른 육류와는 다르게 알카리성 식품이어서 한겨울에 구하기 힘든 야채를 곁들이지 않아도 영양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풍부한 영양뿐 아니라 육질도 부드러워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나 경사스런 날에 주로 내놓는 음식이다.

이런 이유로 노르웨이에서는 순록을 이용한 스프, 스튜, 스테이크 등 다양한 순록요리가 발달했다. 북극의 관문으로 불리는 트롬소Tromsø에서 맛있는 순록요리를 맛보려면 아우네가르덴Aunegarden이 적격이다. 130년 역사를 지닌 건물에 자리잡은 아우네가르덴은 오랜 세월만큼 운치가 묻어난다. 카페와 레스토랑,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카페에서는 매장에서 직접 만든 케이크와 커피를 판매한다. 아우네가르덴의 레스토랑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찐 순록요리다. 쪄낸 다리살에 감자퓨레를 곁들이고 신선한 야채 등이 듬뿍 담긴 황색 소스를 버무려 큰 접시에 먹음직스럽게 내놓는다. 고기 결에 따라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이 인상적이다. 순록 특유의 냄새가 부담되는 사람이라면 레드와인을 곁들여 보자. 특유의 비린내는 사라지고 고소한 순록 고기를 맛볼 수 있다.
위치 Sjøgata 29, 9008 Tromsø, Norway 문의 (+47) 776-51-234
홈페이지
www.aunegarden.no찐 순록다리 요리 Reinsdyrskank 272NOK

아우네가르덴의 순록 요리. 순록의 다릿살로 만들었는데 붉은 색에서 느껴지는 매콤함보다는 순록 고유의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순록고기는 지방 함유량은 적은 대신 단백질 함유량이 높아 추운 겨울 영양소를 얻기에 좋다


순록으로 만든 소시지. 키르키네스 스노호텔에서 운영하는 갑바Gabba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다. 짭짤하게 간이 된 소시지를 꼬지에 찍어 레스토랑 가운데에 있는 모닷불에 직접 구어 먹으면 고소한 맛이 배가 된다. 갑바 레스토랑에서의 소시지, 순록요리, 와인 등은 키르키네스 스노호텔 숙박요금에 포함돼 있다. 참고로 갑바는 흰색 순록을 지칭하는데 백호처럼 희귀해 노르웨이 사람들에게는 상서로운 존재로 통한다


날렵한 뿔을 가진 순록. 우리나라의 소처럼 노르웨이 농가에서 사육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먹이를 주고, 몸을 어루만져도 사람을 위협하거나 달려들지 않는다

키르키네스 피오르드에서 건져 올린 킹크랩으로 만든 찜 요리. 약간의 소금간만으로 쪄냈지만 짭짤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킹크랩 잡이 투어를 마치고 도착한 어부의 집Fisher`s House. 잡아온 킹크랩은 이곳에서 맛있는 찜 요리로 새롭게 태어난다


큰 킹크랩의 경우 좌우로 1.8m, 무개는 10kg에 이른다. 갓 잡은 킹크랩은 크게 요동치거나 바닥에 내려놓아도 도망가지 않는다


고소한 맛의 궁극, 킹크랩

들통에서 새어 나오는 뽀얀 수증기를, 뚜껑 틈으로 보일 듯 말 듯 빨갛게 상기된 껍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목구멍으로 침을 꿀꺽 삼키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것이다. 노르웨이 북부 키르키네스Kirkenes 피오르드에서 갓 잡아 올린 커다란 킹크랩은 그렇게 속을 태우는 고소한 매력을 풍긴다. 노르웨이에서도 러시아의 국경과 인접한 키르키네스에서 킹크랩은 극진한 대접을 받는다. 이곳의 킹크랩은 한 마리당 100달러에 거래될 정도로 몸값이 높다. 그러므로 킹크랩을 잡아 해외로 수출하는 것이 이 지역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수입원이다. 값은 크기와 비례한다. 키르케네스 인근에 서식하는 킹크랩은 큰 놈의 경우 한쪽 발 끝부터 끝의 길이가 1.8m, 무게는 10kg에 이른다. 특별히 큰 놈이 아니더라도 종 자체의 평균적인 크기가 월등해서 보통 성인 남성 두 명이 배불리 먹고도 남을 정도다. 노르웨이 해안에서 깊숙이 들어앉은 피오르드의 바닥에 셀 수도 없이 많은 킹크랩이 살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바다 속은 노다지광 그 자체다.

키르키네스 시민들에게 이런 행운을 안겨 준 것은 구소련 과학자들이다. 그들은 생태 실험을 위해 키르키네스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캄차카 해안에서 서식하는 킹크랩을 노르웨이 북부 바다로 이주시켰던 것. 그때부터 킹크랩들이 키르키네스 피오르드까지 번식하게 됐다. 킹크랩을 맛있게 조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즉시 끓는 물에 약간의 소금을 넣고 30분 정도 쪄내면 끝이다. 바닷물에서 자랐기 때문에 특별히 간을 할 필요가 없다. 겨울에 키르키네스를 방문하면 스노호텔을 통해 킹크랩 잡이 투어에 참가할 수 있다.
문의 (+47) 78-97-05-40 홈페이지
www.radius-kirkenes.com
킹크랩 잡이 투어 1,500NOK *12월에서 다음해 4월까지만 가능, 킹크랩 찜 요리 포함


북극의 맥주, 맥MACK은 어떤 맛일까

맥주 애호가라면 노르웨이 트롬소에서 생산되는 맥Mack을 놓칠 수 없다. 맥은 지구상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맥주 양조장에서 제조된 '북극 맥주'다. 수돗물을 정화하지 않은 채 마실 수 있는 노르웨이에서, 그것도 청정지역으로 분류되는 북극권의 맑은 물로 만든 것이 바로 '맥' 맥주다. 맥의 역사는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빵사이자 과자점 사장이었던 맥L.Macks Olbryggeri은 1877년 트롬소에 대형 맥주 공장을 세웠다. 당시 맥 양조장은 트롬소의 모든 산업시설 가운데 가장 큰 공장이었다. 포톨Potol이라는 첫 상품을 출시한 이후로 맥은 오늘날 총 16종의 맥주를 생산하는 노르웨이 굴지의 맥주 회사가 됐다. 맥 맥주는 노르웨이 소매점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지만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트롬소에 있는 맥 양조장 바로 옆에 있는 올하렌Olhallen에서 마시는 것이다. 올하렌은 트롬소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집이다. 올하렌에서 판매하는 맥주는 우리나라에서 마시는 맥주처럼 차지도 않고, 톡 쏘는 맛도 덜한 탓에 높은 청량감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간직한 만큼 고즈넉한 실내 분위기가 맥주에도 녹아들어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매장 한 켠에 우뚝 서 있는 북극곰도 맥주의 맛을 더한다.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맥을 눈으로도 맛볼 수 있다. 매주 월·화·수·목요일 주 4회에 걸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공장 견학을 실시한다. 1인당 요금은 160NOK이며 오후1시 정각에 올하렌Olhallen에서 출발한다. 공장견학은 40분 정도 소요되며 최소 3명 이상이여야 출발한다. 전문가이드가 동행하면서 맥의 역사와 생산공정 등을 설명한다.
위치 Postboks 6142 9291 Tromsø, Norway
문의 (+47) 776-24-580 홈페이지
www.olhallen.no

북극권의 청정한 물로 만든 맥Mack의 맥주. 편의점에서 파는 맥의 캔이나 병맥주를 마시는 것보다는 트롬소를 방문한다면 올하렌Olhallen에서 맛보는 것도 좋다


북극 맥주Arctic Beer라고 쓰여 있는 올하렌의 나무 간판


올하렌 안에는 북극곰 박제가 손님을 맞이한다. 노르웨이에서 북극곰을 무단수렵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그러나 정부는 개체수 조절을 위해 일부 수렵을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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