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설

열두 달의 친구이고 싶다

youngsports 2012. 9. 12. 14:58

열두 달의 친구이고 싶다

                            -이해인


1월에는
 
가장 깨끗한 마음과 새로운 각오로
서로를 감싸 줄 수 있는
따뜻한 친구이고 싶고.....



2월에는 
조금씩 성숙해지는 우정을 맛 볼 수 있는 
성숙한 친구이고 싶고....



3월에는
평화스런 하늘 빛과 같은
거짓없는 속삭임을 나눌 수 있는
솔직한 친구이고 싶고....



4월에는 
흔들림 없이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으로 
대할 수 있는
변함없는 친구이고 싶고....



5월에는 
싱그러움과 약동하는 봄의 기운을 
우리 서로에게만 전할 수 있는
욕심많은 친구이고 싶고....



6월에는 
전보다 부지런한 사랑을 전할 수 있는 
한결같은 친구이고 싶고...



7월에는 
즐거운 바닷가의 추억을 생각하며 
마주칠 수 있는
즐거운 친구이고 싶고....



8월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힘들어하는 그들에게 
웃는 얼굴로 차가운 물 한 잔 줄 수 있는
여유로운 친구이고 싶고....



9월에는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고독을 함께 나누는
분위기 있는 친구이고 싶고....



10월에는
가을의 풍요로움에 감사 할 줄 알고 
그 풍요로움을 모든 이에게 나누어줄 줄 아는 
마음마저 풍요로운 친구이고 싶고.... 



11월에는 
첫눈을 기다리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열중하는 
낭만적인 친구이고 싶고....



12월에는 
지나온 즐거웠던 나날들을 
얼굴 마주보며 반추할 수 있는다정한 친구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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