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브레가스의 코모 1907, 세리에A 4위로 챔피언스리그 진출 확정
이탈리아 북부의 호숫가 도시 코모가 마침내 유럽 축구의 가장 큰 무대에 오른다. 코모 1907은 2025-26시즌 세리에A 최종전에서 크레모네세를 4-1로 꺾고 승점 71점, 리그 4위를 확정했다. AC밀란과 유벤투스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미끄러진 사이, 코모는 로마와 함께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이는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다.
코모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기적이 아니었다. 구단 공식 기록에 따르면 코모는 2020-21시즌 세리에C 우승으로 세리에B에 올랐고, 2021-22·2022-23시즌을 거치며 기반을 다진 뒤 2023-24시즌 세리에A 복귀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2003년 이후 21년 만의 1부 리그 복귀였다.
복귀 첫 시즌이었던 2024-25시즌, 코모는 단순히 살아남는 데 그치지 않았다. 구단은 세리에A 잔류를 확정했고, 최종 10위와 승점 49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승격팀이 흔히 겪는 수비적 생존 모드가 아니라,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는 축구를 보여준 시즌이었다.
그 중심에는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있었다. 그는 아스널, 바르셀로나, 첼시를 거친 세계적인 미드필더였지만, 코모에서는 스타 출신 지도자가 아니라 프로젝트의 내부자가 됐다. 2023년 코모에서 선수 생활을 마친 뒤 코치로 전환했고, 2024년에는 구단의 정식 감독으로 임명됐다. 코모는 그를 4년 계약으로 선임하며 장기 프로젝트의 얼굴로 세웠다.
파브레가스의 개인 스토리가 특별한 이유는 “은퇴 후 바로 빅클럽으로 가는 길”을 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선수 시절 배운 패스, 위치 선정, 경기 조율 능력을 작은 클럽의 구조 안에 심었다. 코모 공식 인터뷰에서도 그는 2022년 합류 이후 구단이 큰 변화를 겪었고, 세리에B는 “워밍업”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를 선수단에 전했다고 소개됐다.
전술적으로 코모는 파브레가스의 선수 시절을 닮았다. 기본 틀은 4-2-3-1에 가깝고, 후방에서 소유권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며 전진 패스를 통해 상대 라인을 깨는 축구를 지향한다. 단순한 점유율 축구가 아니라, 공을 오래 가지고 있다가도 순간적으로 중앙과 하프스페이스를 찌르는 방식이다.
2025-26시즌 코모의 가장 큰 변화는 압박 강도였다. 전술 분석 자료에 따르면 파브레가스의 코모는 통제된 점유, 적극적인 역압박, 공간 점유를 바탕으로 강팀들과 경쟁했고, 시즌 중반 기준으로 PPDA 수치가 리그 최저 수준으로 평가될 만큼 압박 효율이 높았다. 쉽게 말해, 상대가 편하게 패스할 시간을 주지 않는 팀이 된 것이다.
팀 운영 전략도 성공의 핵심이었다. 코모는 이름값만 보고 선수를 모으기보다, 기술적으로 공을 다룰 수 있고 전술 이해도가 높은 선수들을 조합했다. 경험 있는 선수와 성장 가능성이 큰 젊은 선수를 섞었고, 오시안 로버츠를 육성 책임자로 돌리는 등 1군 성적과 구단 문화 구축을 동시에 진행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 과정은 마지막까지 극적이었다. 시즌 막판 코모는 이미 유럽대항전 진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었고, 최종전에서 크레모네세를 꺾으며 밀란과 유벤투스를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최종 순위는 인터 1위, 나폴리 2위, 로마 3위, 코모 4위였다. 코모의 20승 11무 7패, 65득점 29실점이라는 기록은 단순한 운이 아니라 시즌 전체의 안정성을 보여준다.
결국 코모의 성공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세리에C부터 세리에A까지 단계적으로 올라온 구단의 장기 설계. 둘째, 파브레가스가 만든 점유·압박·공간 중심 전술. 셋째, 스타 감독의 개인 명성에 기대지 않고 구단 운영, 선수 육성, 영입 철학을 함께 맞춘 전략이다.
이제 코모는 더 이상 “호숫가의 아름다운 구단”만이 아니다. 파브레가스의 코모는 이탈리아 축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되었고,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는 그 프로젝트가 유럽 전체 앞에서 검증받는 첫 무대가 될 것이다.


코모 1907: 호수 도시가 만든 축구 클럽의 부활 서사
이탈리아 코모 1907(Como 1907)은 단순한 축구 클럽이라기보다, 코모 호수·관광 도시·지역 공동체·패션 감성이 결합된 독특한 구단입니다. 홈구장 스타디오 주세페 시니갈리아는 이탈리아 북부 코모 호수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어, 구단의 정체성 자체가 도시 풍경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Populous는 이 경기장을 “레이크 코모의 아름다운 호숫가에 자리한, 도시와 깊은 뿌리를 가진 경기장”으로 설명했습니다.
1. 코모라는 도시: 축구장보다 먼저 보이는 호수와 풍경
코모는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북부, 레이크 코모를 끼고 있는 도시입니다. 산과 호수, 오래된 건축물, 호숫가 산책로가 어우러진 관광지 이미지가 강하고, 밀라노와도 비교적 가까워 고급 휴양지·문화 도시의 성격을 함께 갖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코모 1907은 전통적인 노동자 도시형 클럽이라기보다, ‘아름다운 도시를 배경으로 성장하는 라이프스타일형 축구 클럽’에 가깝습니다.
구단도 아디다스와의 파트너십 발표에서 코모를 “활기, 역사적 매력, 공동체 정신을 담은 도시”로 소개했습니다.
코모는 또 오래전부터 실크 산업으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18세기 이후 실크 생산이 산업화되었고, 지금도 고급 원단과 프린팅 기술로 국제적인 패션 하우스와 연결되는 지역입니다. 이탈리아 관광 공식 사이트도
코모가 실크 생산으로 국경을 넘어 중요한 도시가 되었고, 세계 패션 브랜드들이 코모의 원단과 액세서리를 찾는다고 설명합니다.
이 배경은 구단 운영에도 영향을 줍니다. 코모 1907은 단순히 축구 성적만 파는 팀이 아니라, 호수·패션·관광·지역 문화를 함께 묶어 브랜드화하려는 방향을 보입니다. 아디다스와의 장기 계약에서도 구단은 온라인·오프라인 리테일 확장과 라이프스타일 제품 개발을 언급했고, 구단 측은 “축구와 코모 라이프스타일을 결합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2. 코모의 축구 문화: 거대한 광기보다 ‘도시 공동체의 자부심’
코모의 축구 문화는 밀란, 유벤투스, 인테르처럼 전국적 팬덤을 가진 빅클럽 문화와는 다릅니다. 코모는 작은 도시의 지역 밀착형 클럽에 가깝고, 홈구장 자체가 도시 생활권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그래서 경기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라기보다, 호숫가 도시의 주말 문화이자 지역 자부심의 표현처럼 작동합니다.
특히 시니갈리아 경기장 재개발 계획을 보면 이 성격이 뚜렷합니다. 코모 1907과 코모 시는 경기장을 단순한 축구 시설이 아니라 시민과 방문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구단 회장 미르완 수와르소는 경기장이 “축구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365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지역 공동체의 핵심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즉 코모의 축구 문화는 ‘대형 클럽의 압도적 응원 문화’라기보다는, 도시의 품격·풍경·지역성·현대적 구단 운영이 섞인 형태입니다. 호수 옆 경기장, 관광객, 지역 주민, 해외 투자자, 젊은 감독, 패션 브랜드가 함께 얽히면서 코모만의 축구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3. 구단의 발전 과정: 파산과 4부에서 세리에A까지
코모의 최근 역사는 극적입니다. 구단 공식 역사에 따르면 코모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세리에C에서 뛰었고, 이후 세리에B 승격을 경험했지만 성적 부진과 혼란을 겪었습니다. 강등 이후에는 파산 문제까지 이어졌고, 2017-18시즌에는 세리에D에서 다시 출발해야 했습니다.
전환점은 2019년 4월 4일, SENT Entertainment가 구단을 인수한 시기였습니다. 공식 기록에 따르면 새 소유주는 재정 안정, 스포츠 인프라, 유소년 아카데미, 경기장, 1군 투자를 강조하며 구단 구조를 다시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코모는 2018-19시즌 세리에D를 우승하며 세리에C로 올라갔고, 2020-21시즌에는 세리에C 우승으로 세리에B에 승격했습니다.
이후 2021-22, 2022-23시즌 세리에B에서 기반을 다진 코모는 2023-24시즌 마침내 세리에A 복귀라는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구단 공식 발표에 따르면 남자팀은 2019년 세리에D에 있던 팀이었고, 21년 만에 세리에A 승격을 이뤄냈습니다.
4. 코모 발전의 핵심 전략
코모의 성장은 단순히 “부자 구단주가 돈을 썼다”로만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핵심은 구단 구조 재건 → 선수단 강화 → 브랜드 확장 → 지역과 경기장 재개발이 동시에 진행됐다는 점입니다.
첫째, 구단은 재정 안정과 인프라 투자를 통해 하부리그 클럽의 불안정성을 줄였습니다. 둘째, 세리에B에서 무리하게 단기 승격만 노리기보다 2시즌 동안 팀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셋째, 세스크 파브레가스 같은 세계적 이름을 단순한 홍보용 인물로 쓰지 않고, 구단 프로젝트 안으로 끌어들여 감독·운영 철학의 상징으로 만들었습니다. 넷째, 아디다스 파트너십과 리테일 확장처럼 축구팀을 도시 브랜드 상품으로 키우는 전략도 병행했습니다.
5. 한 줄로 정리하면
코모 1907은 호수 도시의 아름다운 환경, 실크와 패션의 지역 문화, 지역 공동체 중심의 축구장, 그리고 4부리그에서 세리에A까지 올라온 현대적 구단 운영 전략이 결합된 팀입니다. 그래서 코모의 성공은 단순한 승격 스토리가 아니라, 작은 도시 클럽이 어떻게 축구·관광·문화·브랜드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묶어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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