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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중국 축구 부진은 충돌 부정하는 문화 탓”

youngsports 2016. 11. 21. 15:39

마윈 "중국 축구 부진은 충돌 부정하는 문화 탓”

  •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입력 : 2016.11.21 04:00

    마윈,상하이 저상대회, “충돌 피하라고 교육하지만 충돌은 문제 해결책이기도”
    “트럼프 당선 전통 엘리트 계층에 블랙스완일 뿐...미중 관계 큰 변화 없을 듯”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중국 축구가 부진한 이유로 충돌을 부정하는 중국의 문화와 교육을 지적했다. 또 전통업종에 인터넷을 결합하는 ‘인터넷플러스’를 미래를 향해 가는 ‘노아의 방주’라고 주장했다. 인터넷에 올라타지 않으면 누구든 도태될 것이라는 경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두고선 미국의 전통 엘리트 계층에만 블랙스완이라며 미중 관계는 물론 세계 각국 관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마 회장은 지난 19일 상하이에서 열린 2016년 세계 저상(浙商,저장상인)상하이포럼 및 상하이 저상상회 설립 30주년 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연설을 했다. 항저우(杭州) 태생의 마 회장은 항저우에서 알리바바를 창업한 대표적인 저상이다. 중국 저상총회 회장이자 상하이저상상회 명예회장이다. 

    신랑재경은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19일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 저장상회 30주년 행사에서 충돌을 두려워하는 문화가 축구가 부진한 이유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신랑재경
     신랑재경은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19일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 저장상회 30주년 행사에서 충돌을 두려워하는 문화가 축구가 부진한 이유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신랑재경
    ◆“트럼프 당선 블랙스완아니다...미중 경제 관계 큰 변화 없을 것”

    마 회장은 “트럼프 당선은 우연한 사건이 아니고 필연적인 사건”이라며 “단지 미국의 전통적인 엘리트계층이 보기에 블랙스완 사건일 뿐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은 매우 전형적인 비즈니스 케이스스터디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이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 후보를 진정으로 수호하거나 지지하지 않고, 모든 포탄을 트럼프에 집중했을 뿐 민주당 스스로 무엇을 할지를 상세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쟁자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이 갖는 패착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어느 한순간 트럼프의 지지자가 없는 것으로 보였지만 그건 얘기하는 사람들이 힐러리 지지자들 뿐이었기 때문이었고, 그 당시 마 회장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공개발언을 하지는 않지만 투표장에서 한번 보자는 심정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이는 실제로 나타났고, 바로 이들이 판세를 바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마 회장은 “(트럼프 취임 이후에도)미중 관계와 세계 각국 관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 며 ”미국 역사상 가장 좋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건 아주 힘들지만 가장 형편없는 대통령이 안될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마 회장은 앞서 트럼프 당선 직후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똑똑한 사람이고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절대 등한시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양국이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함께 일하지 않는다면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가 대선 경선 때 한 말은 번지르르하지만, 재무제표(현실 상황)를 볼 때는 냉정해질것이라는 게 마 회장의 주장이다. 미국 경제의 절대적인 부분이 글로벌화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 회장은 트럼프가 상인이라는 점도 급격한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점치는 이유로 꼽았다. 상인은 첫째 결과를 내야하고, 둘째 남들보다 적은 비용으로 성과를 내는 효율의식, 셋째 자기방식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 공평(公平)의식을 갖는 등 3가지 자질을 갖춰야 한다는 게 마 회장의 설명이다. 

    ◆중국, 글로벌 시각에서 글로벌 문제를 고민해야

    마 회장은 세계 2위 경제체로서 중국의 역할론도 강조했다. 글로벌 시각에서 글로벌 문제를 고민해야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향후 30년 거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며 미중간 또는 세계 각국 관계에 있어 전과정에서 협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술혁명 뒤에 올 3차 세계대전은 빈곤 질병 에이즈 등을 상대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소통 방법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와 기업은 인류와 세계를 위해 많은 일을 하지만 말할 때는 자기를 위해 일하는 것처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인은 어떤 일도 자기를 위해서 하지만, 인류를 위해서 한다고 말한다는 게 다르다고 마 회장은 지적했다.

    마 회장은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감상하기 위해 세계를 많이 돌아다닌다”며 중국 기업인들이 유태인의 정신을 배워 세계 각지 현지의 문화를, 일자리를, 세수를, 현지 기업을 어떻게 도울 지를 깊이 생각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나 유럽 미국에서 중국의 많은 상인이 큰 환영을 못받는 이유가 단지 돈을 벌려고 해 존중을 받지 못하는 것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일벌레 기업가 지식만 얻을 뿐이다...생활을 해야 지혜가 생긴다

    마 회장은 “매일 돈버는 것만 알고, 경영하는 것 자체가 최고의 낙(樂)이자 유일한 낙인 기업인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람은 흰쌀밥만으로 살 수 없는 것처럼 각종 요리를 먹어야한다는 것이다. 마 회장은 태극권을 배우고, 잡다한 것도 본다며 영감은 이런 데서 온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일을 생활로 하는 사람은 대단한 성취감을 가질 수 없다”며 “일에만 매달리면 지식만 얻을 뿐이고 생활이 있어야 지혜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슨 일을 하더라도 수만가지의 사상을 가져야한다. 돈만 얘기하는 사람과는 누구도 친구를 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당신과 친구를 하지 않는 데 어떻게 천하의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조언했다. 

    마 회장은 “내가 말을 잘한다고 하는데 내가 하는 말은 거의 형용사가 없다”며 말재주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영화 ‘보디가드’에서 (말하는 법을)배웠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영화에서 휘트니 휴스톤이 노래를 부를 때 관중과, 청중과 교류하는 것처럼 자신도 얘기할 때 청중과 관점을 공유하려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얘기가 반드시 맞다고 볼 수는 없지만 자신의 사고를 거쳐서 나온 것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교류한다는 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기업인들이 영화를 보지 않으면 어떻게 젊은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알고, TV 연속극을 보지 않으면 어떻게 아이들과 교류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우리는 많이 보고 배우며 배우면서 즐길 수 있고 즐기면서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 기업을 하는 건 인생과 같다

    마 회장은 기업은 정말 사람과 같다고도 했다. 알리바바의 (창업 이후)17년간 다른 사람이 70년간 겪은 고통을 겪었다는 그는 매일 겪은 고통이나 저지른 잘못이 많은 기업이 20-30년간 누적한 것보다 많다고 말했다. 그는 단지 학습하고, 포기 하지 않고 ,스스로를 바꾸려고 원하고, 무엇이 필요하고 필요하지 않을 것을 알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마 회장은 연령대별 조언도 했다. “20세가 되면 좋은 일자리 잡아서 다른 사람과 일을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좋은 사장이 좋은 회사보다 더 중요하다. 30대엔 자기의 일을 해야하고, 40대엔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50세가 되면 자신의 정력을 젊은이 육성에 집중해야한다. 60세에는 시간을 손자에 쏟아야한다. 왜냐하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당신의 기회가 실제 매우 크지 않을 확률이 있기 때문이다. 확률적으로 70세가 되면 뇌와 심장 모두 일반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다.”(전세계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는 시점에서 논쟁을 유발할 수도 있는 발언으로 보인다.)

    ◆ 유가 도가 불교사상은 대단하지만 중국을 속박도 한다

    성경을 6번 읽었다는 마 회장은 “서방은 흑백을 얘기하지만 동방은 대립이 아닌 융합을 얘기하는 게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는 사회에 어떻게 적응하도록 스스로를 바꿀 지를, 도가는 자연에 어떻게 적응하도록 스스로를 바꿀 지를, 불교는 마음을 어떻게 바꿔 몸과 마음이 합일을 이루도록 할 것인지를 얘기한다고 설명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오른쪽)은 2014년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왼쪽)이 소유한 중국 축구구단 광저우헝다의 지분 50%를 12억위안에 인수했다고 왕이체육이 전했다./왕이체육
     마윈 알리바바 회장(오른쪽)은 2014년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왼쪽)이 소유한 중국 축구구단 광저우헝다의 지분 50%를 12억위안에 인수했다고 왕이체육이 전했다./왕이체육
    마 회장은 유가 도가 불교 사상이 대단하지만 중국 스스로를 속박하고 있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충돌을 두려하는 걸 사례로 들었다. 그는 자신의 허튼생각일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14억 인구에서 11명으로 구성된 (제대로 된) 축구팀이 못나오는 건 이같은 문화과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마 회장의 알리바바는 2014년 중국 프로축구 구단 광저우 헝다(廣州恒大)의 지분 50%를 12억위안에 인수했다.

    그는 같은 구기운동이라도 망(網)이 있는 구기운동은 잘하는 것을 사례로 들기도 했다. 테니스 탁구 배구를 괜찮게 하는 건 신체가 충돌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 회장은 “중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다른사람과 다투지 말라고 교육한다”며 “충돌이 문제의 해결책이 아닌 게 결코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충돌을 원하지 않으면, 책임을 지려하지 않으면 대단한 축구팀을 영원히 꾸릴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마 회장은 중국의 농업도 축구에 필요한 협력정신이 부족한 이유로 꼽았다. 유럽에서 유목민족은 사냥을 했기에 협력이 필요했지만, 중국에서 농민은 주변사람보다는 하늘에 기대어 농사를 지어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 사장이 직원의 품격을, 직원이 회사의 품격을, 회사가 국가경제의 품격을 결정

    마 회장은 “사장의 품격이 직원의 품격을 결정한다”며 ‘우리 직원이 형편없다’고 얘기하는 사장은 사실 스스로가 형편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직원의 품격은 회사의 품격을 결정하고, 무수한 회사의 품질이 한 국가 경제의 품질을 결정한다며 때문에 사장은 학습을 강화해야하고 직원으로부터도 배워야한다고 강조했다. 

    사장이 디테일을 중시해야 당신의 직원도 디테일을 중시하고, 사장이 생활을 가져야 직원도 생활을 갖는다는 설명이다. 직원들이 생활을 누려야 체험을 하면서 지혜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 회장은 “우수한 기업은 순탄한 환경에서 기회를 발견하지만 탁월한 기업은 변혁의 시대를 거치거나 재난을 겪기도 한다”며 “미래 30년은 변화가 상상을 초월하는 위대한 변혁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인이)배우지 않으면, 고민하지 않으면, 어려움이 갈수록 커질 건 분명하다”며 “기업가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건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면 기업인이 할 게 없을 것이라는 그는 기업가는 변혁을 만들고, 변혁을 끌어안는다고 강조했다. 

    마 회장은 이날 저상의 ‘신사천(新四千)정신’을 제안했다. 천사만상(千思萬想, 수만가지 사상), 천차만별(千差萬别,다양성), 천추백련(千錘百煉,수많은 단련과 검증), 천가만호(千家萬户,수많은 가구)가 그것이다. 

    저상의 옛 사천 정신은 천산만수(千山萬水, 모든 지역)을 돌며,천언만어(千言萬語,각종 소통)를 구사하고, 천방백계(千方百計, 각종 전략)를 짜고, 천신만고(千辛萬苦,갖은 어려움)를 감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중국언론들은 전했다. 

    ◆빅데이터 덕에 계획경제가 시장경제를 추월할 것

    마 회장은 빅데이터가 계획경제를 회귀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100여년 시장경제가 매우 중시됐지만 향후 30년 데이터의 확보로 계획경제가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빅데이터 덕에 시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발견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빅데이터를 글로벌경제의 X선과 CT장치에 비유했다. X선 등이 나온 이후 의학이 천지개벽한 것처럼 30년 이후 새로운 (경제)이론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마 회장은 “기술혁명은 매번 비즈니스 조직에도 큰 변화를 몰고왔다”며 “1차 기술혁명으로 공장이, 2차 기술혁명으로 회사가 탄생했다.이번 기술혁명이 어떤 비즈니스 조직을 필요로 할지를 깊이 생각해야한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모든 군사조직의 변혁이 비즈니스 조직의 변혁에도 나타난다며 군사조직의 변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2차 세계 대전 때 작전단위가 사단(師團)에서 대대(大隊)로 바뀐 게 탱크와 헬리콥터가 작전에 투입되면서 병사투입이 갈수록 줄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3차 기술혁명은 브레인을 해방시킬 것

    마 회장은 최근 연설 때마다 강조해온 기술혁명론을 재차 주장했다. 매 기술혁명 마다 50년이 걸렸는데 앞의 20년은 기술 자체가, 뒤의 30년은 이의 응용이 관건이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자동차와 전기 모두 유럽에서 발명했지만 이를 가장 잘 활용한 곳은 미국이라는 설명이다. 

    마 회장은 “인터넷이 태동한 지 이제 20여년됐다”며 “페이스북 구글 애플 텐센트 바이두 등 같은 대단한 기업을 탄생시켰지만 미래 30년 이들이 자기의 기술과 자원을 널리 사회와 공유하지 못하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전통업종과 인터넷의 결합을 의미하는 인터넷플러스를 각종 업종을 미래로 이끄는 ‘노아의 방주’로 묘사했다.기술혁명 마다 무수한 직업과 기업이 소멸한다는 이유에서다.

    마 회장은 1차 기술혁명은 인간의 운동능력을 해방시켜 인간보다 강한 힘을 가진 기계를 만들어냈고, 2차 기술혁명은 인간의 거리와 속도를 해방시켜 더 멀리 오래 빨리 달리는 기계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이번 3차 기술혁명을 두고 그는 인간의 브레인을 해방시키는 것으로 더 똑똑한 기계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교육도 충격...미래는 창조력 상상력의 경쟁

    마 회장은 중국의 교육방식도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학생이)지식을 많이 장악하도록 하는 것보다 지혜, 즉 창조력과 상상력을 갖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지금 아이들에게 시키는 외우고, 계산하고, 기록하게 하는 것은 컴퓨터가 모두 대신할 수 있지만 창조력과 상상력은 대체할 수 없는 것으로 미래 경쟁은 창조력과 상상력의 경쟁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식이 당신이 무엇을 할지를 이해하는 것이라면 지혜는 무엇을 하지 말아야할지를 이해하는 것이라며 지혜가 있어야 무엇을 견지해야할 지를 알게 된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학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식과 달리 지혜는 행동과 고통의 체험을 통해 얻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