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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육아휴가·딸 교육열 최고 나라는? 양성평등 모델국가 아이슬란드

youngsports 2015. 4. 19. 14:06
  • [취재후] 남편 육아휴가·딸 교육열 최고 나라는?
    • 입력2015.04.19 (09:00)
인터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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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 남한 크기에 32만 인구의 아이슬란드는 1인당 GDP가 5만 달러 정도로 잘 사는 나라이다 

    ■ 양성평등 모델국가 아이슬란드에 가봤더니… 

    아이슬란드는 페미니스트들의 천국, 여성의 천국으로 불린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하는 남녀격차가 가장 적은 나라가 바로 아이슬란드이다. 아이슬란드는 6년 연속 양성평등 지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양성평등 모델국가다. 과연 아이슬란드는 어떻게 여성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가 됐을까? 그리고 여성들은 아이슬란드를 여성의 천국으로 느끼고 있을까?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만난 여성들은 아이슬란드에서 태어난데 대해 매우 행복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고등학생에서부터 대학생, 회사원, 정치인, 관료, 상인 등 아이슬란드 여성들은 이구동성으로 아이슬란드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데 대해 만족하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놀라운 반응이 아닐 수 없었다. 

    아이슬란드 여성들의 이런 행복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아이슬란드 여성들은 매우 왕성한 사회활동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고 있었다. 16세에서 74세까지 여성인구의 73%가 취업을 하고 있었다. 여성이 마음껏 일을 하기 위해서는 가사와 육아 부담으로부터 해방이 되어야 하는데 아이슬란드는 남편이 아내와 함께 가사와 육아를 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고 세계 최고의 보육시설을 갖추고 있어 여성이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것이 아이슬란드 여성들의 설명이었다. 

    2살 난 딸을 둔 30대 부부 가정을 방문했다. 남편은 자동차 관련 회사원이고 아내는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전형적인 중산층이었는데 여느 아이슬란드 가정에서처럼 부부가 함께 가사와 육아를 같이하고 있었다. “집안일을 자주 도와 주냐”고 남편인 비자키씨에게 물어보자 “돕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라고 정정을 해줬다. 비자키씨는 아이슬란드에서는 어려서부터 남자 아이도 집안일을 돕도록 가정교육을 받아 집안일을 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고 했다. 아내 세실리아씨는 여자도 회사에 가고 주말에 취미생활을 해야 하는데 부부가 함께 가사와 육아를 함께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전형적 중산층 가정인 비자키씨와 아내 세실리아씨는 아이슬란드가 여성들의 천국이 된 것은 세계 최고의 보육환경과 양성평등 제도 등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남편들의 가사 참여 문화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여성의 사회활동 가능케한 결정적 요인, 남편의 육아휴가 

    아이슬란드 사회과학대학의 인골부르 교수는 아이슬란드에서 남편들의 가사, 육아 참여와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활동을 가능하게 한 결정적인 요인의 하나가 남편들의 육아휴가라고 설명했다. 아이슬란드의 경우 3+3+3 방식인데, 아내 3개월, 남편 3개월, 그리고 나머지 3개월은 아내나 남편이 나눠 쓸 수 있는 방식이다. 문제는 제도 그 자체 보다는 현실인데, 아이슬란드에서는 남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가를 사용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었다. 오히려 안 쓰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을 정도라고 했다. 인골부르 교수는 여성이 일터로 나가 집을 비우게 되면 그 빈자리를 누군가 채워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남편들의 가사 참여가 고용의 양성평등에도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아이슬란드 여성들의 본격적인 사회 진출은 이제 모든 분야에서 상당한 수준까지 도약하고 있다. 현재 10명의 장관 중 4명이 여성 장관이고 국회의원의 40%도 여성 의원이다. 각 정당이 여성후보 할당제를 도입하고 있는 것도 큰 작용을 했다고 한다. 한 때는 대통령과 총리 모두 여성이었던 적도 있고 현재 수도 레이캬비크 시장도 여성이다. 2013년부터는 모든 기업의 이사 가운데 40% 이상을 여성으로 채우도록 하는 강제할당제까지 도입되면서 이제 각 분야에서 최소 40%는 여성 몫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성립되어 있는 듯하다. 녹색당 당수인 카트린 의원은 강제할당제 같은 제도는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양성불균형이 심했던 초기 단계에서는 불가피한 결단이었다고 강조했다. 

     
    랑헨헤이두루 산업혁신부 장관은 좌측 사진 속 10명의 장관 가운데 4명의 여성장관 중 한 명이다. 랑엔헤이두루 장관은 여성들의 의회 진출의 증가가 내각제에서의 여성장관 비율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어느 분야든 40% 정도는 여성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슬란드의 대표적인 관광기업에 가 봤더니 전체 직원 300명 중 여성 직원 비율이 60%로 오히려 더 여성 직원들이 많았다. 물론 관광기업이란 특성도 있겠지만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기업에서도 여성들의 비중과 역할이 증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11개 부문의 책임자 중 8명이 여성이었고 관리팀의 관리 직원의 60%가 여성이어서 여성들이 단순 직무에만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직무의 수준도 높다고 기업 측은 설명했다. 

    이는 여성들의 교육 수준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아이슬란드의 경우 여성 대졸자가 남성보다 두 배나 많을 정도로 여성들의 교육수준이 높다. 남자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을 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여성들은 대부분 대학에 진학하고 있었다. 아이슬란드 대학에서 만난 여학생은 아이슬란드의 경우 엄마들의 딸들에 대한 교육열이 매우 강하다고 얘기했다. 과거 대학교육을 못 받는 어머니 세대들이 딸들에게는 대학교육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대학 교육을 받은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여성들의 직업의 수준이 높아지고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이슬란드 대학교 학생회관, 대학 구내 어디를 가 봐도 여대생들이 많았다. 아이슬란드는 여성 대졸자 수가 남성 대졸자 보다 2배나 될 정도로 여성들의 교육열이 대단히 높다. 

    ■ “남녀 5:5 돼야 진짜 양성평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슬란드 여성들은 여전히 불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스테이넘 여성협회장은 모든 분야에서 남녀 5:5가 되어야 진정한 양성평등이 이뤄진다고 믿고 그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중의 하나가 남녀 임금격차이다. 여성협회는 아직도 15% 정도의 임금격차가 있다고 주장했다. ‘남녀 임금격차 제로 서약 운동’에는 현재 20개 정도 기업이 서약에 서명했다. 

    투쟁과 함께 또 다른 한편으로는 교육에 투자하고 있었다. 미래 세대들에게 교육을 통해 양성평등 의식을 꾸준히 심어주고 있었다. 아이슬란드는 2살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양성평등 교육을 시키도록 법으로 권고하고 있다. 강제성은 없지만 현재 31개 고등학교 중에서 17개 고등학교가 정식 교과 과정에 양성평등 과목을 포함해 양성평등 교육을 시키고 있고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케벤나스콜린 고등학교, 아이슬란드는 31개의 고등학교가 있는데 이 가운데 17개 고등학교에서 양성평등 과목을 교과 과정으로 채택하고 있다. 

    특히, 많은 아이슬란드 유치원에서 남녀 아이들을 분리해 양성평등 의식을 키우고 교육을 하는 방식은 특이하면서도 눈길을 끌었다. 남녀 아이를 같이 놀게 하고 교육을 시키면 여자 아이들은 오히려 더 여성적으로 큰다는 논리였다. 남녀 성별이 아닌 인간 그 자체로서 자아를 발견하게 하고 여자 아이들을 독립적으로 강하게 키워야 한다는 것이 아이슬란드의 독특한 어린이 교육 방식이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우리 속담처럼 아이슬란드는 어려서부터 양성평등 의식을 심어주고 문화로 확산시키는데 투자를 하고 있었다. 

     
    남녀 아이들을 분리해 교육하는 독특한 한 아이슬란드의 유치원 양성평등 교육법, 아이슬란드는 2살 유치원에서부터 양성평등 의식을 심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미래 세대들에 대한 교육이 남녀 격차를 더욱 좁혀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슬란드도 1970년대 초반까지는 양성평등 지수가 높지 않았다. 1975년 ‘레드 스타킹’으로 불리는 급진 여성운동단체의 주도로 시작된 첫 여성파업을 계기로 아이슬란드 여성들은 양성평등을 위해 끊임없이 싸워왔다. 스테이넘 여성협회장은 하루 8시간의 보육시스템을 요구했을 때 처음엔 정치인들이 어리석은 일이라며 비웃었다면서 여성운동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단언했다. 

     
    아이슬란드 여성운동의 전통은 매우 강력하다. 2010년 여성 파업에는 전체 여성의 절반가까이가 레이캬비크 거리로 나왔다. 이런 전통에 1980년 세계 최초로 선출된 여성 대통령 비그디스는 아이슬란드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70-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양성평등을 위한 법과 제도를 가꿔오면서 아이슬란드는 이제 더 이상 여성 강제할당제가 필요 없는 양성평등국가로 가고 있었다. 랑엔헤이두르 산업혁신부 장관은 모든 분야에서 남녀 비율에 맞게 대표가 구성되는 게 중요하다면서 남녀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남녀가 조화를 이루게 되면 더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어 조직과 국가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여성이 살기 좋아야 남성도 살기 좋고 결국 모두가 함께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고 굳게 믿는 것이 양성평등 1위 아이슬란드의 비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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