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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의 K리그 습격]①'850억 손해' 아랑곳 않는 중국, 씀씀이마저 똑똑해졌다

youngsports 2016. 12. 1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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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강 K리그, 올 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전북 현대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제패했다. 2012년 울산 현대 우승 이후 4년 만의 아시아 정상 등극이었다. K리그의 ACL 11번째 우승 환희, 최다우승국의 지위는 굳건했고,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의 부러움도 진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순 없다. K리그의 투자 위축은 진행형이다. 전북에 우승컵을 선물한 최강희 감독은 물론 황선홍 서울 감독도 투자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절대 2강'인 두 사령탑의 우려가 2016년 12월 K리그의 현주소다.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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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국과 일본은 그야말로 광폭행보다. 중국 슈퍼리그에는 '빌리언 위안 클럽'이 증가하고 있다. 연간 예산 10억위안(약 1690억원)을 투자하는 구단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축구 굴기'를 앞세워 약 856억원의 적자 또한 성장을 위한 투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일본도 영국 퍼폼 그룹과 10년간 2100억엔(약 2조2550억원)의 초대형 중계권 계약을 했다. 중계권은 리그 운영뿐 아니라 J리그 구단들에 배분돼 재정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과 중국에 밀린 일본은 ACL 진출팀에도 지원을 확대하며 부활을 노리고 있다. 그들이 꿈꾸는 J리그는 아시아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다.

2016년 한국 축구를 결산하며 중국과 일본 리그의 현주소도 점검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①'850억 손해' 아랑곳 않는 중국, 씀씀이마저 똑똑해졌다

중국 슈퍼리그의 투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슈퍼스타들의 영입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그들 앞에는 '황사머니' , '미친 투자' 같은 부정적인 수식어들이 붙었다. 수치도 증명한다. 2016년 슈퍼리그의 적자 규모는 무려 856억원에 달한다. 2일 열린 2016년 중국축구발전 포럼에서 공개된 2016년 슈퍼리그의 수입-지출 자료에 따르면 슈퍼리그 16개 구단의 총수입은 87억3300만 위안(약 1조4815억원)인 반면 총지출은 92억3800만 위안(약 1조5672억원)에 달했다. 5억500만 위안(약 856억7000만원) 적자였다. 총수입에 투자액까지 포함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적자규모는 무려 46억4500만 위안(약 7880억원)까지 늘어난다.

하지만 슈퍼리그는 이같은 적자폭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다. 이미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상하이 상강), 거스 포옛(상하이 선화) 등 유럽 명문 구단을 이끌던 감독들이 새롭게 입성했고 오스카(첼시), 에딘손 카바니(파리생제르맹), 카를로스 테베스(보카 주니어스) 등이 중국 무대와 연결되고 있다. 심지어 '세계 최고의 선수'인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영입설까지 나왔다. 그라치아노 펠레(산둥 루넝), 헐크(상하이 상강), 알렉스 테세이라(장쑤 쑤닝) 등이 누비는 슈퍼리그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전망이다.

이제 더이상 슈퍼리그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아니다. 몇년 전 디디에 드로그바, 니콜라스 아넬카 등을 야심차게 영입했지만 한시즌도 못가 방출해야 했던 슈퍼리그의 구조적 취약성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2016년은 그 변화의 서막이었다. 지난해 슈퍼리그의 총 관중수는 532만명으로 경기당 평균 2만2160명에 달한다. 전세계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해외에서 자국리그로 관심의 축이 이동했다는 이야기다. 그 정점은 중계권료 계약이었다. 중국의 스포츠마케팅기업 티아오둥리는 10월 5년간 슈퍼리그 독점 중계권을 사들이며 무려 1조4000억원을 투자했다. 2016년 89억원이었던 중계권료는 무려 30배가 성장했다. 중계권료는 프로스포츠 산업의 핵심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세계 최고의 리그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중계권료 인상이 결정적이었다.

안정된 내수 시장의 기틀을 완성한 슈퍼리그는 천문학적인 중계권료라는 또 다른 수익원을 더했다. 억소리 나는 스폰서십 계약도 앞두고 있다. 슈퍼리그 최강팀인 광저우 헝다는 최근 3년간 3억7500만위안(약 66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그 수치는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다. 축구광으로 알려진 시진핑 주석의 눈치보기에서 출발한 '묻지마 투자'는 점차 산업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슈퍼리그의 입이 떡 벌어지는 영입설은 더이상 '미친 투자'가 아니다. 평균 관중 2만명이 넘는 리그로 성장한 슈퍼리그는 유럽과 남미로 대표되는 축구시장을 넘어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학습 효과가 쌓인 각 구단들은 이름값만이 아닌 팀에 필요한 선수들을 데려오는 '스마트'한 영입도 병행하고 있다. 이미 유소년에도 많은 공을 들이는 슈퍼리그다. '황사머니'만으로 평가하기에는 슈퍼리그는 너무 커버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